▲ 진중권 [사진=CBS 캡쳐]
[정재원 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에 대해 법원이 일부 내용 방송을 허용한 것과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MBC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그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녹음 테이프가 있다."면서 "공정한 언론사라면 그것도 같이 틀어라”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씨의 7시간45분 녹취록과 관련해 "취재를 빙자한 대단히 비겁한 행위였다"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14일 오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그것도 전 국민이 공인이니까, 대통령이 될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어떤 인성을 갖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한) 법원의 판단을 따라야 된다”면서도, “사실은 취재 경위가 굉장히 문제가 된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취재를 했던 사람이 김 씨를 옹호하는 기사를 썼는데, 그 사람의 성격상, 해당 매체 성격상 도저히 쓸 수 없는 거다. 그 다음에 ‘열린공감TV’ 측에 전화로 ‘이게 김 씨를 낚기 위해서 미끼를 던진 거니까 이해해 달라’고 말을 했다는 거다”라며 “그러니까 속이고 도와줄 것처럼 접근해서 사적인 신뢰 관계를 맺고, 오십 몇 차례에 걸친 통화를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씨는 자기를 도와줄 거라고 믿고 얘기한 거고 사적인 통화를 한 건데, 지금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도가 너무 분명하다”며 “취재 윤리에 위배되고, 인간적 도리도 아니다. 비열하고 저열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오는 16일 방송을 예고한 MBC를 겨냥해서도 “공영방송인 MBC에서는 이걸 받으면 안 되는데 받아버렸다”며 “이분들이 자꾸 이런 짓을 하다가 사실은 국민들한테 신뢰를 잃었다. 그런데 아직도 이런 짓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화가 난다. 꼭 이렇게 해야 되나”라고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진보진영이라는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타락했나. 굳이 이렇게 해야만 이길 수 있는 후보라면 정말 그게 제대로 된 후보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김 씨가 나서서 ‘알겠다. 제가 (영부인) 불출마 하겠다’고 선언했으면 좋겠다. 이 후보가 자력으로 못 올라가니 네거티브로 끌어내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질 낮은, 수준 낮은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에 굉장히 문제의식을 느낀다. 만약 양쪽에서 이게 일상화된다면 한국 정치 문화가 어떻게 되겠는가. 굉장히 큰 문제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를 들어 대통령 후보자가 가족한테 욕을 한 것도 공익적 관점에서 판단할 수가 있다”면서도 “전체적으로 문제는 법원 결정과 상관없이 우리가 이런 것들을 한국 정치문화에 용인해야 되냐는 것이다. 이건 있어서도 안 되고 양쪽에서 계속 이런 식으로 하게 된다면 우리는 사적 통화도 이제 자유롭게 못 한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방송을)막으면 안 되고 그냥 보도하게 내버려둬야 한다"며 "국민들에게 누가 지금 페어플레이를 하고 누가 반칙을 하는지 판단하게 해야 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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