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심일보 대기자] "밥상을 받았다고 좋아할 일인가. 모름지기 잘 먹고 잘 소화시켜야..."
 
어제 지인들과 오찬을 겸해 술 한잔을 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 이야기를 하던 중 나온 말이다. 공교롭게 4명 모두 '정권교체'에 뜻이 통하는 지인들이라 술자리 '정치 얘기 금지'의 불문율을 깨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심전심이었는지 오늘 한 언론에 '윤석열, 트럼프에 졌던 힐러리를 기억하라'라는 기사가 올라 왔다. 
 
내용을 소개하자면  워싱턴에 ‘족보’도 없는 트럼프가 출마를 선언한 2015년 6월 16일 오전, CNN 앵커와 패널들의 웃음소리가 아직 잊혀지지 않는다. “백악관에 가겠다고 하네요. 호텔이 아니라 무슨 성(멕시코와의 국경 장벽)을 짓는다는데, 하하.” 필자는 ‘어떻게 너 같은 인간이 대통령에 도전하느냐’로 들렸다. 당시 오바마 시대의 주축인 엘리트 기득권층의 ‘트럼프 불가론’이었다 한다. 
 
트럼프는 선거 막판 ‘음담패설 동영상’ 파문을 겪었다. 한 방송에서 여성 성기를 뜻하는 P가 들어간 막말을 한 게 뒤늦게 공개됐다. 다들 ‘저급한 트럼프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판세가 상대인 힐러리 클린턴으로 기울어졌다고들 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남자들이 탈의실에서 하는 농담 아니냐”며 버텼다.
 
이재명은 윤석열 부인 김건희 씨의 녹취록 방송 이후 ‘형수 욕설’이 재소환되고 있다. 윤석열 측이 욕설 파일을 공개하자 논란은 다시 일고 있다. 이재명은 눈물까지 보이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렇다고 잘잘못을 떠나 선거 구도로만 봤을 때 이재명 욕설이 지지율 추이에 결정적 변수가 될지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고 했다. 
 
또 오늘 해당 언론은 '與 보고서 “서울민심 4·7때보다 나빠… 尹-安 단일화땐 李 필패”'란 제목으로 최근 발간된 더불어민주당 내부 보고서에서 진단한 서울의 대선 판세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민주당이 참패했던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 특히 보고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이룰 경우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필패(必敗) 구도라며 서울에서 구도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 후보와 민주당이 한껏 몸을 낮추고 있는 것도 이런 자체 분석 결과 등이 영향을 미쳤다. 24일 이 후보는 “민주당이 많이 부족했다”며 큰절을 올렸고, 이 후보의 핵심 의원 그룹인 ‘7인회’는 “이재명 정부에서 일체의 임명직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민의힘 일각에서 정권교체를 등에 업은 지지율에 취해 ‘침대 축구’ 모습이 눈에 띤다. 앞으로 대선까지 43일, 몇 번 더 지지율이 출렁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부터라도 윤석열 후보는 '왜 윤석열인가'에 대한 확신을 줘야 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요, '잘 먹고 체하면 먹은 만 못하다'는 말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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