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 기자] 코스피가 2,800선이 붕괴된 지 하루 만에 2,700선도 추가 위협하며 하락했다. 미국 증시는 소폭 반등한 반면 외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약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은 반대매매 물량까지 더해져 약 1년10개월 만에 900선이 붕괴됐다.
 
2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790.00)보다 71.61포인트(2.56%) 내린 2720.3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5.59포인트(0.20%) 내린 2786.41에 출발한 뒤 하락폭을 키워갔다. 
 
개장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하락폭은 1%대를 넘겼고 10시께 지나면서 2%대로 확대됐다. 이후 3%대까지 확대되면서 2703.99까지 하락하는 등 2,700선도 위태했다.
 
앞서 코스피는 전일 2792.00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2,800선이 붕괴된 바 있다. 지난 2020년 12월23일 이후 약 13개월 만이다. 이후 미국 증시는 지난 24일(현지시간) 기준 소폭 회복했다.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에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지만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과 최근 위험자산 축소가 지나쳤다는 시장심리가 확산하면서 반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국내 증시에선 투자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은 분위기다. 하루 만에 2800선에 이어 2700선도 위협하며 추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모두 만장일치로 우크라이나와 긴장 완화를 촉구했지만 미국 상원의 러시아 관련 제재법안 논의와 미 국방부 병력 배치 소식이 전해지며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나홀로 5,875억원 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세에 하락했다. 각각 4,713억원, 1,712억 원을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모든 업종이 일제히 하락했다. 운수창고(-4.03%)와 화학(-3.88%), 의약품(-3.88%), 기계(-3.82%), 종이목재(-3.45%) 순으로 약세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SDI(-5.87%)와 LG화학(-4.17%), 삼성바이오로직스(-3.82%), 기아(-3.16%), 카카오(-2.67%) 순이다. 
 
투자심리 악화에 코스닥도 90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915.4)보다 25.96포인트(2.84%) 내린 889.44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915.40)보다 5.55포인트(0.61%) 오른 920.95에 개장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915.40)대비 06.95포인트(0.76%) 상승 출발한 지 5분 만에 하락세로 전환, 10시도 채 되지 않아 낙폭을 1%대로 키워갔다. 지수는 오전 10시께 장중 9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지수가 9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종가 기준 지난 2021년 3월10일(890.07) 이후 약 1년10개월 만이다.
 
한때 낙폭을 3%대로 키우기도 했지만 2%대로 마감하며 890선 턱밑에서 마감했다. 개인과 외인의 쌍끌이 매도세에 약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은 나홀로 1,202억 원 어치를 사들였지만 개인과 외인은 각각 937억. 원, 445억 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은 에코프로비엠(1.47%)을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셀트리온펠스케어(-5.30%)와 씨젠(-5.10%), 엘앤에프(-4.99%), HLB(-4.74%), 위메이드(-4.50%), 셀트리온제약(-4.45%) 순으로 집계됐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와 주가하락에 따른 반대 매매 물량까지 나타나면서 코스닥이 장중 3%대 하락했다. 이후 저가매수가 유입되면서 낙폭은 축소된 것"이라며 "지난해 국내 GDP(국내총생산) 4.0%를 달성하며 빠른 회복세를 기록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코로나19 확산과 대외환경 리스크 확대 등으로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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