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선후보
[심일보 대기자] 어제 대선토론을 보면서 문득 보스와 리더에 대해 생각했다. 사전의 뜻을 빌리면 보스는 ‘실권을 쥐고 있는 책임자’이고, 리더는 ‘조직을 이끌어가는 중심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고로 모든 보스가 리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3일 밤 8시부터 약 2시간 동안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나란히 생중계한 ‘2022 대선후보 토론’ 시청률 합은 39%로 집계됐다. 역대 2위의 시청률로 다음 리더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쏠렸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런 얘기가 있다. 맹자는 그의 제자인 낙정자(樂正子)가 노나라의 재상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나 기뻐 침식을 잊을 지경이었다. 이에 그의 문인 공손축(公孫丑)이 물었다. "낙정자는 그렇게 중망(뭇 사람들로부터 받는 신용과 인망)이 높은 사람입니까? 라는 물음에 맹자는 "그렇지는 못하다"고 답했다. 또 "통솔력이 별난 데라도 있습니까?" 물었지만 "그렇지는 못하다"고 했다. "학문과 지식이 뛰어난 사람입니까?"라고도 물었지만 "그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그렇다면 정치가로서의 중요한 이 세가지 조건을 갖추지도 못한 이가 재상이 됐는데 왜 그렇게 기뻐하십니까?"라고 재차 물었다. 이에 맹자는 "낙정자는 이렇다 할 뛰어난 재간은 없지만 남이 보지 않는 먼 앞날을 볼 줄 알고 그 앞날로부터 현실을 소급하여 욕을 먹건 지탄을 받건 굽힘없이 실천하는 역량이 있다. 그것을 알아주는 임금이 생겨났다는 것이 기쁠 따름이다""라고 답했다.
 
'대통령은 국가의 리더다'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 관점에서 어제 TV토론을 지켜보면서  과연 누가 리더의 자격이 있을까 나름대로 '숨은 그림'을 찾았다.  
 
솔직히 보이지 않았다. 눈을 씻고 봐도 맹자의 '너무나 기뻐 침식을 잊을 지경'이 아니라 '너무 슬퍼 침식을 잊을 지경'이었다. 그래도 '숨은 그림' 하나는 발견했다. 거짓말이다. 
 
심상정 후보가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씨와 김만배씨의 배임 혐의를 유죄로 보나 무죄로 보느냐"라고 이재명 후보에게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모르겠다. 검찰이 기소했으니까 혐의가 있겠죠"라고 짧게 답했다. 
 
어제는 공교롭게 부인 김혜경씨 역시 '황제의전' 의혹 중심에 선 날이기도 하다. 그래도 '이재명家'에 몸바쳐 충성한 이들이 아니었나?  맹자의 '욕을 먹건 지탄을 받건'이라는 말은 인용치 않더라도 소위 '남 얘기'하는 모습은 보이지 말았어야 했다. 보스는 커녕 리더의 자격조차 없는 답변이 아닌가 싶다.
 
어제의 '현문우답(賢問愚答)'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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