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안철수
[심일보 대기자] 지난 2012년 조선시대 가상의 왕 이훤과 비밀에 싸인 무녀 월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궁중 로맨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 드라마'로 지리매김했다.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이 드라마가 회자되는 이유는 '해를 품은 달'이라는 제목도 한몫했다. 박목월 시인의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싯귀까지는 아니더라도 달이 해를 가리는 천문 현상인 일식을 이같이 로맨스 드라마의 제목으로 썼다는 것은 작가의 '멋'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오늘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안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대선에 나온 분이라는 점에서 저와 방향이 같다”며 “합쳐서 갈 수 있으면 가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일화를 한다면, 바깥에 공개하고 진행할 게 아니라 안 후보와 나 사이에서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 진영에선 내가 단일화에 대한 절박함이 없다고 하고 여권은 단일화를 부추기는 척하지만, 내가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 광주에서도 단일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단일화는 저와 선대본부측에서 다룰 문제”라며 “(단일화와 관련된) 여러 의원님들의 공개적 의견 표명은 개인적 차원”이라고 했다. 윤 후보가 야권 단일화와 관련, 처음으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지난 2012년 9월 정치를 시작하면서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미국의 SF 소설가 윌리엄 깁슨의 말을 인용했고, 자신의 저서 ‘안철수, 우리의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의 서문도 이 말을 인용했다. 
 
10년이 흐른 오늘, 안 후보는 ‘G3 디지털경제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했다. 어떤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미래 한국'의 먹거리가 무엇인지 아는 이는 개인적으로 4명의 후보 중 그나마 안 후보가 아닐까 싶다. 앞서 국가의 미래를 논해야 할 큰 장(場)인 TV토론에서 보듯 미래 담론에 대한 토론은 아예 없었다. 향후 대선기간 중에 혹시라는 기대는 이미 버린지 오래다. 
 
지금 정치권의 화두는 '정권교체'와 '단일화'다. 이를 반증하듯 윤석열 후보의 오차범위 안밖의 우세가 이어지고 있고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적 요구도 50%대를 웃돌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리라는 기대 역시 천만에 말씀이다. 흔히 얘기하듯 끝날 때 까지 끝난게 아니기 때문이다.
 
딱 한 달 남았다. '단일화'와 관련, 작금의 상황은 '구름에 달 가듯' 이준석이 안철수를 가리고 있지만 그래도 윤석열은 안철수를 품었으면 싶다. ''해를 품은 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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