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한국 황대헌이 질주하고 있다.
[김승혜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우리나라 선수들이 잇따라 실격된 가운데 중국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개회식 '문화공정'에 이어 편파판정 논란까지 더해지자 여론이 폭발적으로 악화됐다.
 
일부 시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중국을 비하하는 발언인 '짱깨'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남은 쇼트트랙 경기에서 또다시 편파판정이 있을 경우, 올림픽 시청을 하지 않겠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9일 오후 8시부터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인도어 스타디움에서 남자 1500m와 여자 1000m, 여자 3000m 계주에 출격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첫 번째 메달에 도전한다. 시민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으로 위축된 한국 선수들이 또다시 편파판정의 희생양이 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쇼트트랙 경기를 챙겨보고 있다는 김모(29) 씨는 "그간 쇼트트랙 경기를 수없이 챙겨봤는데 이번 올림픽처럼 어이없는 판정은 처음 본다"며 "선수들은 얼마나 허망할 것이며 이렇게 치러지는 올림픽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정모(30) 씨는 "앞으로 쇼트트랙 경기가 많이 남은 것으로 아는데 편파판정이 다시 나오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며 "그때는 아마 중국에 대한 반감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국민감정이 폭발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반중 감정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중국이 중국했다. 제발 나라다운 나라에서 경기 좀 하자'고 올렸다. 이 외에도 '울화가 치밀어 시청을 못하겠다', '짜여진 각본에 피해 보는 대한민국', '짱깨는 믿을 수 없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눈 뜨고 코 베이징 2022'이라는 사진을 공유하며 올림픽 시청을 보이콧하겠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고모(34) 씨는 "이 상태로 올림픽을 계속 이어간다면 선수들 사기도 더욱 꺾이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국가를 대표해 나간 선수들이 겪는 불합리에 대해 국가가 나서서 이의제기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올림픽은 개막부터 잡음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 4일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내 소수민족 대표 중 한 명으로 출연해 중국 국기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후 지난 7일에는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서 황대헌, 이준서 선수가 각각 조 1위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음에도 심판진은 두 선수에게 페널티를 부여하며 실격처리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해설위원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후 윤홍근 베이징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면담을 요청하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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