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이 '대포통장'으로 악용되고 있는 가운데 SK증권 직원이 보이스피싱 금융사기 범인을 붙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18일 SK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 자산관리(WM) 지원팀 문정민 차장은 지난 15일 오후 12시30분께 보이스피싱 연결 대포통장에 대한 자체 모니터링을 진행하던 중, 지점에서 신고된 의심계좌에서 100만원씩 지속적인 출금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문 차장은 그 즉시 해당 계좌를 지급정지 시킨 뒤 출금이 이뤄지고 있던 A 은행 여의도지점으로 직원들과 함께 달려가 도주하려던 범인을 붙잡아 경찰에 인도했다.

범인을 검거한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체포한 남성은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의 현금 인출책으로, 다수의 증권사 대포계좌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SK증권 관계자는 "현재 경찰 조사 중이지만 범죄자가 금전을 대가로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계좌를 만든 것 같다"며 "당사 계좌가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입금한 돈을 빼내는 도구로 악용됐다"고 설명했다.

문 차장은 이날 보이스피싱 금융사기 범죄자를 붙잡은 공로로 영등포경찰서장으로부터 표창장을 수상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입출금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악용된 건수는 지난 3월 월 평균 6건에서 4월 103건, 5월 306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두 달 사이에 무려 50배 증가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포통장 업자들은 계좌주에게 '주식을 싼 가격에 입고시켜 주겠다'거나 '돈을 줄테니 신분증이나 예금통장 등을 빌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런 요구에 응할 경우 각종 금융사기를 휘말릴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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