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3일 유튜브를 통한 특별 기자회견에서 야권후보 단일화 제안을 하고 있다. (사진= 안철수 유튜브 캡쳐)
[심일보 대기자] "고생이 많으십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가 오늘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형산강 로타리에서 포스코 지주사 서울 설립 반대 집회 중인 시민들을 만나 이같이 인사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안 후보는 "포스코 지주사는 고향인 포항에 설립되어야 된다며 여러분의 뜻을 포스코 측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한국기자협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안 후보의 포스코 사외이사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날 심상정 후보는 "안 후보는 포스코 사외이사로 몇백 건 중에서 반대한 것이 3건밖에 없다"며 "안 후보께서 노동이사를 강력하게 반대하시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심 후보는 "포스코 사외이사 경험하고 이사장까지 하셨는데 굉장히 고액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안다. 제 기억으론 포스코 부실기업 인수기업 논란 있을 때도 막지 못해서 큰 손해 끼친 것을 여러 곳에서 지적한 것을 제가 봤다"고 공세를 폈다.
 
이에 안 후보는 "처음에 안건들을 이사들이 먼저 보고 미리 자기 의사를 밝힌다"며 "그러다 보니 전체 중에서 반대하는 것이 작아보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반대들을 사외이사들이 해서 주주 이익을 보호하고, 회사 미래를 제대로 결정했다고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당시 언론은 안 후보에 대해 어떤 반응이었나
 
안 의원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6년간 포스코 사외이사를 지냈다. 특히 포스코의 대표적 부실인수 사례로 꼽히는 성진지오텍을 인수할 때인 2010년 4월에는 안 의원이 이사회 의장을 지냈다. 이사회에서 성진지오텍 인수 건이 가결될 당시 안 의원도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이 경영진을 견제하고 최고경영자를 검증할 자리에서 사실상 '거수기 역할'만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안 의원은 성진지오텍 인수 건 이외에도 대부분 안건에 대해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던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선임 때도 찬성표를 행사했다.
 
안 의원이 포스코 사외이사로 재직한 6년 동안 포스코 계열사는 43개가 늘어났는데, 이 기간 안 의원은 연봉 3억8000만원, 스톡옵션 3억원 등 총 7억원 가까운 돈을 챙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검찰의 포스코 수사로 당시 안철수 의원이 입방아에 오른 이유에 대한 기사다.
 
2017년 4월, 당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을 향해 포스코 주가 폭락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국민의 당 대선후보이신 안철수 의원님, 오늘날 포스코의 주가가 절반으로 곤두박질 친 것에는 정준양 회장 당시 폭발적인 계열사 확장과 부실기업 인수가 주요한 이유였다”며 “포스코 사외이사와 이사회 의장으로서 엄정한 심사를 하였더라면 가능하지 않았을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특히 성진지오텍의 인수과정은 그냥 눈감고 통과시켜준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말씀하시는 공정경제는 감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만 하다면 가능할 일인데 과연 이러한 주장을 하실 자격이 있으신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경향신문과 시사저널 기자를 지낸 정기수 자유기고가는 오늘 한 언론 기고글에 "안철수는 대통령이 되기 어려운 사람이다."며 "안철수의 제안은 아주 엉뚱하고 당돌한 것이면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고 썼다.
 
이어 그는 "그런 사람이 여론조사로 단일화 하자? 이것은 여권 후보 지지 응답자들의 역선택(자기편에게 유리한 후보를 고르는 것)을 바라고 도박을 해보려는, 참으로 몰염치한 수작이다. ‘조기축구 팀이 국가대표 팀에게 플레이오프하자’는 격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 바로 그 전날까지도 “단일화는 없다”라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해왔다. 그러면서 집권당 이재명 측과는 지난 한 달 동안이나 물밑 접촉을 해온 사실이 여러 경로를 통해 알려져 “그러면 그렇지, 그게 간철수지”라는 말을 듣게 된 처지다. 이건 대국민 사기극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안철수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릇이 작고, 아집이 강하고, 자기중심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고 한다. 물론 그에 대해 한국 정치에 나름의 역할을 했다고 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와 10여 년 '정치의 길'을 걸어온 이준석의 어제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안 후보가)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을 들이미는 제안은 진정성 면에서 부정적이다. 결단에 따른 포기, 지지 선언이 아닌 이상 (단일화) 시너지가 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기자 입장에서 안철수 후보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말하는 정권교체는 누굴 위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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