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경기, 금지약물을 복용했다가 적발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카밀라 발리예바가 열연하고 있다.
[김승혜 기자]  '도핑 파문'으로 투명 인간 취급을 받는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프리스케이팅 훈련이 끝난 뒤 미소를 지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발리예바는 16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공식 훈련에서 약 40분 동안 몸을 풀었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82.16점을 받아 전체 1위에 오른 발리예바는 연기를 마친 뒤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추락한 피겨 스타를 향한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관계자들만 박수를 보냈을 뿐 다른 나라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실제로 투명 인간 취급을 받은 발리예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발리예바의 여자 싱글 출전으로 프리스케이팅 출전 선수 수를 기존 24명에서 25명으로 확대했다.
 
또 발리예바가 메달권에 입상하면 그의 기록에 '별표'를 붙여 기록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시상식도 열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발리예바가 금지 약물 문제로부터 깨끗하다는 결론이 나올 때까지 모든 걸 보류하겠단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발리예바의 샘플에서 금지약물이 공개된 것 외에 두 가지 약물이 더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15일(현지시간)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을 검사한 스톡홀롬연구소 자료를 인용해 "발리예바의 샘플에서 트리메타지딘(trimetazidine)을 비롯해 하이폭센(hypoxen)과 엘카르니틴(L-carnitine) 등 총 세 개의 약물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하이폭센과 엘카르니틴은 일반적으로 심장 질환 치료제로 사용된다. 엘카르니틴은 체지방 감소를 돕고, 하이폭센은 지구력을 증가시키고 호흡 곤란을 없애는 효과를 지녔다. 다만 두 가지 모두 트리메타지딘과 달리 금지 약물은 아니다.
 
트라비스 티가르트 미국반도핑기구(USADA) 회장은 "발리예바와 같은 어린 선수의 몸에서 여러 물질이 검출된 것은 매우 특이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그는 "금지된 약물(트리메타지딘)과 금지되지 않은 약물 2종을 함께 사용한 것은 지구력을 향상시키고 피로를 덜 느끼게 해 산소 활용도를 촉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앞서 발리예바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와의 비대면 청문회에서 트리메타지딘 성분이 나온 것은 심장약을 복용하는 할아버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매체들은 "발리예바의 변호사가 지난해 심장 질환이 있는 할아버지와 같은 컵을 사용해 그 성분이 소량 검출된 것이라 주장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의료 전문가들은 "운동선수들이 약물을 부적절하게 조합해서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IOC는 그가 입상하더라도 꽃다발 및 메달을 수여하는 시상식을 일체 열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나아가 발리예바 기록 옆에 별표를 붙여 공식 기록으로 인정하지 않고 잠정 기록으로 표기할 방침이다.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발리예바는 17일 프리스케이팅 경기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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