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간 단일화의 불씨는 남아 있다”고 했다. 이어 안 후보가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뒤 “적폐 교대가 아닌 정권교체”, “(윤 후보가) 겁이 나서 도망쳤다” 등 연일 윤 후보를 향해 공세를 펴는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또 그렇게 세게 이야기할 때 해법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김 최고의원의 이같은 벌언이 안 후보에게 일종의 '희망고문'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아직도 '단일화'는 유효하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전날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부산진구갑)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선거유세 현장에 깜짝 등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서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진구 부전시장 인근 안 후보 유세차량에 올라 “아직까지 정권교체 열망으로 우리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단일화해서 확실한 정권교체를 이뤄보자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부산중학교를 나왔고 안 후보는 부산고를 나와 친분이 있다”며 “당은 다르고 한참 선거운동을 치열하게 하고 있지만 지역구 의원으로서 와서 인사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이어 유세 현장에 도착한 안 후보는 먼저 와있던 서 의원과 손을 맞잡고 인사했다. 이날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날 두 사람의 만남으로 야권 단일화 논의가 다시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안 후보는 이날 부전시장 유세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과 단일화에 대해 어떤 소통도 한 적이 없다"고 말한 직후 서 의원과의 만남이 이뤄진 것이어서 '소통 창구'가 열린 만큼 야권 단일화에 대한기대를 갖게 했다.

 

실제 이날 오전 부산선대위 회의에서도 "서 의원이 직접 단일화에 다리를 놓아달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한다.

 

문제는 시간이다. 기자는 이틀 전 윤석열 후보를 돕고 있는 3선 의원 출신의 정치인과 오찬에서 "아마도 윤 후보와 안 후보간 만남이 있을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사담을 전제로 한 대화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귀가 솔깃할 수 밖에 없었다.

 

3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한 경험으로 정치인의 말은 '되새김질'이 필요하다. 그러나 오랜 친분을 유지해 온 선배의 이야기와 김 최고의원과 서 의원의 일련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단일화의 불씨는 아직도 남아 있다는 생각이다.

 

'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생각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