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인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대선을 13일 앞둔 24일 더불어민주당이 다당제 도입을 위한 정치 개혁안을 발표하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등 제3세력에 이른바 ‘민심 단일화’를 제안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3세력을 포함해 여러 정당이 경쟁할 수 있는 정치 시스템을 만들어 안 후보를 포함한 군소야당 후보와 지지 세력에게 강력한 러브콜을 보내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간 '단일화' 공간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란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기자는 지난 21일 이재명 후보 측에서 안철수 후보에게 제안했다(?)는 '나의 제안'이라는 제목의 한 장짜리 '지라시'를 입수했다. 상당히 구체적이고 오늘 보도와 맥을 같이 하는 부분이 많다. 최근 여의도 정치권에는 이와 같은 출처 불명의 '괴문서'가 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은 '떨어지면 한 쪽은 죽는다'라고 봤을 때 당선을 위해서라면 '뭔들 못하겠냐'라는 시각에서 보면 '별 일'도 아니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연일 '단일화 결렬' 폭로전을 이어가면서 단일화에 재를 뿌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갈등의 골을 봉합할 수 있는 건 결국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 후보 간의 전격적인 담판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고 있다. 
 
야권 단일화의 마지노선인 28일 사전투표일 전 윤 후보가 과거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 문제로 이 대표와 갈등을 겪다 울산에서 전격 회동해 화해의 물꼬를 텄던 것처럼 안 후보에 적극적인 제스처를 보인다면 단일화의 불씨를 극적으로 되살릴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두 사람 간 단일화는 이미 물 건너 갔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대선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문제는 단일화 성사 여부와 이에 따른 '손익계산서'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코리아정보리서치가 23일 공개한 여론조사(뉴스핌 의뢰, 조사기간 21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야권단일화 제안을 철회한 것에 대해 가장 이득을 볼 수 있는 후보로 이 후보가 뽑혔다. 
 
이 후보가 가장 유리하다는 응답이 35.4%였고, 이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5.4%, 안 후보에 유리하다는 응답은 10.6%, 다른 후보에 유리하다는 응답은 3.4%, 모름은 25.2%로 집계됐다. 일단 여론상으로는 이 후보가 유리하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24일 디지탈타임드와의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여론지지율에서 앞서고 있지만, SNS 빅데이터 관심도에서는 이 후보에게 크게 뒤진다"는 점을 먼저 환기했다. 김 교수는 국민의힘 일각에서 제기되는 단독 승리의 자신감을 경계했다. 김 교수는 "여론조사에서도 '샤이 이재명'이 존재한다"며 "약 5%로 추정되는 '샤이 이재명'이 존재하기 때문에 현재의 지지율보다 이 후보가 실제에서는 더 많은 득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 교수는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단일화 불씨를 다시 살리지 못하면 정권교체 열기도 식을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당장이라도 윤석열 후보가 안철수 후보 집을 찾아가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왜 확실히 이길 수 있는 길을 놔두고 불확실한 길을 가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 교수의 지적처럼 야권 지지층의 단일화에 대한 기대가 식는 것은 정권교체 지지층으로선 우려할 만한 일이란 설명이다. 한 주 전만 해도 정권교체 지지층 중 단일화 지지는 70%에 가까웠으나 22일 한 여론조사에서는 60.3%에 그쳤다. 단일화 결렬 실망이 정권교체 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는 것이다.
 
반면 현재 단일화와 관련, 여론의 반응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투표 시점에는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도 나왔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날 매체와의 통화에서 "야권 단일화 결렬은 결과론적으로 보면 윤 후보에게 가장 큰 이득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유권자가 60% 가까이 되고 있고, 이들 중 중도층에 해당하는 표는 잠시 이탈하더라도 투표 행위로 이어질 때쯤이 되면 다시 윤 후보로 돌아올 표심"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지지율을 보면, 윤 후보와 이 후보가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집토끼들은 결집돼 있는 상태고, 중도층이 마음을 못 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런데 그 중도층 중에서 정권교체를 원하는 60%에 속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가 됐다면 (이 후보와) 지지율 차이를 벌릴 수는 있었을 것이지만 지금 지지율 추세로 보면, 안 후보에게 표를 던지면 사표가 되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중도층은 막판에 윤 후보로 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야권 단일화 결렬로 이 후보가 가장 유리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선 "윤 후보가 지지율도 높아 여론조사로 단일화를 해도 이길 가능성이 높은데 수동적인 모습을 보여 실망한 중도층의 순간적인 이탈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단은 이 후보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불확실성이 제거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으나 "여론조사에서 보면 단일화를 하더라도 안 후보의 지지층이 이 후보와 윤 후보로 갈라지기 때문에 실제 표에서 큰 차이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특히 신 교수는 "문제는 상징성인데, 윤 후보가 중도 표를 모을 수 있는 인물을 내세워 흡수하는 전략으로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고 보면 이 부분도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지면 죽는' 선거다. 그런만큼 여당 측은 '뭔들 하랴' 공약으로 표를 구걸하고 있고 야당은 '두고 보자'며 민심에 호소하고 있다. 이제 남은 시간은 13일, 사전선거를 감안하면 1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안철수의 몽니'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니면 '윤석열 일병 구하기'위해 손을 잡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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