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김승혜 기자] 문화부 초대 장관을 지낸 이어령 이화여자대학교 명예석좌교수가 26일 췌장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88세. 
 
고인은 문학평론가, 언론인, 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한국 대표 석학이자 '우리 시대 최고 지성'으로 불렸다. 대한민국의 문학평론가, 언론인, 교육자, 정치인, 사회기관단체인이자 관료로서 노태우 정권에서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냈으며 소설가, 시인이자 수필에 희곡까지 써낸 작가 그리고 기호학자이다.
 
1934년 충청남도 아산군에서 태어났다. 부여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국어국문학과 학사과정, 서울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경기고등학교 교사로 부임했다가 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전임강사,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등을 역임하였다.
 
그는 서울대 재학 중 만난 강인숙 건국대 명예 교수 사이에 2남 1녀를 뒀다. 강 교수는 “집에 오면 늘 글을 썼고, 몇 년에 한 번은 1년씩 외국에 나가 책 한 권을 써냈다”고 회상했다. 그는 2012년 맏딸 이민아 목사를 암으로 잃었지만, 딸의 권유로 기독교에 귀의했다.  슬하에 2남 1녀를 두었는데 딸 이민아(1959년~2012년)는 목사이자 변호사였으며 소설가 겸 정치인 김한길의 전 부인이었다. 그리고 재종숙부(7촌)가 역사학자 이병도이다.
 
그는 서울대 국문학과 재학 중이던 1956년 비평가로 등단한 뒤 문학을 바탕으로 인문학 전반을 아우른 지성의 필력을 휘두르면서 60여 권의  저서를 냈고, “짧게 말하겠다”면서도 홀로 서너 시간은 족히 쏟아내는 달변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지난 2009년 저술 활동 50주년을 기념한 자리에서 그는 “내가 ‘닭은 빛을 토할 뿐 울지 않는다’는 문장을 쓴 적이 있지만, 나는 계유생(癸酉生)이라 늘 울고 다니기만 했다”라며 왕성한 말과 글의 인생을 우스개로 풀이했다.
 
그는 뒤늦게 깨달은 생의 진실에 대해 “모든 게 선물이었다 것”이라고 했다. “우주에서 선물로 받은 이 생명처럼, 내가 내 힘으로 이뤘다고 생각한 게 다 선물이더라.”라고 했다.
 
그는 2021년 10월, 신군부 출신 전 대통령 노태우가 사망하자 "병문안도 드리지 못한 채 불경스럽게 조시를 쓰고 있는 저의 참을 수 없는 아픔을 통찰해 달라"라고 밝히고 노태우를 극히 찬양하는 '질긴 질경이 꽃'이라는 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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