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경북 포항 북구 북포항우체국 앞에서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안 후보님, 윤석열입니다…(중략)…후보님이나 저나 지금은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전화 부탁합니다”
 
국민의힘의 윤 후보는 TV토론 하루 전날인 지난 24일과 25일 안 후보에게 두 차례 회동제안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날은 권영세 선대본부장이 안 후보를 향한 비판을 이어온 이준석 대표에게 자제를 요청한 날이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안 후보 측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본부장은 윤 후보 측 전권대리인 장제원 의원에게 '윤 후보가 직접 안 후보에게 전화로 회동을 제안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윤 후보는 화답 차원에서 안 후보에게 회동제안 전화를 했고, 전화가 불발되자 이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게 국민의힘의 설명이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은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음 날인 25일 오전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또다시 340여 자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 전여옥 페이스북 캡쳐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보낸 문자에서 "많은 생각과 깊은 고민이 있으시리라 느껴진다"며 "어제 보낸 문자에서 말씀드렸듯이, 무도한 정권을 몰아내고 정권을 교체하려는 저의 생각과 안 후보님의 생각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일치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안 후보님과 제가 힘을 합친다면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에 부응하는 새로운 희망의 역사가 시작 될 것"이라며 "저의 진정성을 믿어주시기 바라며 다시 한번 제안 드린다. 오늘 TV토론을 마치고 안 후보님이 편하신 장소에서 만나 뵐 수 있기를 바란다"고 재차 제안했다.
 
그러면서 "우선 안 후보님과 제가 허심탄회하게 생각을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후보님이나 저나 지금은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전화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윤 후보는 재차 안 후보에게 전화했지만 통화를 할 수 없었고, 장 의원은 이 본부장에게 "윤 후보가 안 후보의 자택을 방문해 정중히 단일화를 요청하겠다"고 뜻을 전달했다 한다.
 
하지만 안 후보는 유세를 마친 뒤 여의도 당사에 잠시 머물렀다가 이날 호남 일정을 위해 전남 목포로 내려갔다.
 
27일 오전 12시 40분부터 오전 4시까지 이 본부장과 장 의원은 추가 회동을 했고,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회동을 제안하는 공개기자회견을 요청하기로 양측이 문구까지 합의했지만, 이 본부장은 돌연 오전 9시 단일화 협상 결렬을 국민의힘 측에 통보했다고 한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8일 전북 정읍샘고을시장 에서 열린 유세를 마치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에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편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안 후보는 이날 목포 김대중평화기념관을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에 대해 "이미 거의 열흘 정도 전에 제안했고 거기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무시를 당했다. 아무런 답을 받지를 못했다"며 "계속 립서비스만 계속하시는 것은 정치 도의상으로 맞지 않고 국민께도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일화와 관련해 윤 후보 측의 연락을 받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제가 지금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계속 전화·문자폭탄이 (2만 통 넘게) 오고 있다. 폰이 계속 뜨겁다"고 했다.
 
이날 저녁 전여옥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단일화'를 놓고서 하는 말이 어떻게 이렇게 다를까? 도대체 누구 말이 맞을까? 저도 궁금했습니다. (중략)...안철수가 원하는 것? 사실 삼척동자도 알죠. 안철수는 '여론조사 경선'을 원했습니다. 그리고 '역선택'을 통해 윤석열이 아닌 자신이 대선 후보가 되려고 했죠. 그런데 '그 가능성'이 안보이니 깽판을 친 겁니다. 안철수- 나이 60, 정치인생 10년을 '망상과 섬망'이란 제목으로  처절한 엔딩크레딧을 찍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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