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 물류 센터
충남 아산시 영인면 인근 2만2000㎡ 부지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아산물류센터.

창고 지붕을 올려다보니 고개가 아플 정도로 높은 부품선반 위에 부품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이곳은 현대·기아자동차에서 생산 중인 차량은 물론 이미 단종된 차종의 보수용 부품까지 총 34만6000개 품목을 보관 중이다.

현대·기아차에서 신차 한 종을 출시될 때마다 이곳에는 수천에서 수만개에 달하는 품목이 추가로 보관된다. 하지만 한켠에는 뽀얗게 먼지가 내려앉은 부품상자들도 눈에 들어왔다.

아산물류센터 이종학 차장은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의 순정부품 책임공급자로서 법적 책임 공급 기간인 단산 후 8년 된 차종의 부품은 물론 더 오래된 고령차의 부품들도 다수 재고로 보유해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아산물류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현대모비스의 4개 물류센터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와 최신설비를 갖추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공급하는 부품은 양산차종 78개, 단산차종 118개 등 총 196개 차종, 품목 수 기준 201만개에 달한다.

하루 평균 이곳에서 처리하는 부품 수는 9.5t 기준 300대. 국내외 각지에서 주문을 받아 보수용 부품들은 디지털 피킹 시스템(DPS)을 통해 배송지와 품목수 등 세세한 정보가 기록된 바코드가 붙은 상자에 담겨 전국 70개 사업소와 해외 201개 국가로 배송된다.

아산물류센터에서 출발한 부품배송 차량은 배송 다음날이면 부품 수요처인 전국 1600여개 대리점까지 도착한다. 현대모비스는 해외에도 직영부품창고 51개를 두고 해외 1만1300개 딜러사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배송실수는 불과 8ppm(100만개 당 8개)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모비스 아산물류센터에서 납품하는 부품들은 현재 생산 중인 차종에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의 순정부품 책임공급자로서 법적 책임 공급 기간인 단산 후 8년 된 차종의 부품은 물론 더 오래된 고령차의 부품들도 다수 재고로 보유하고 있다.

단산(생산 중단) 차종에 들어가는 부품은 품목수 기준 70% 수준이며, 전체 보유재고의 약 13%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단산 품목을 보관하기 위해 전용창고가 따로 운영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심지어 30년 이상 된 포니의 부품들도 창고에 보관 중"이라고 말했다.

부족한 재고가 있으면 아산물류센터에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충남 서산시 지곡면 현대파텍스 공장이 새로 생산한다.

현대파텍스는 보수용 패널(외부 철판)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패널의 경우 부피가 크고 쉽게 녹이 슬 수 있기 때문에 재고로 보유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탄생한 게 현대파텍스다.

현대파텍스는 현대차(56%), 기아차(31%), 현대모비스(13%) 3사가 각각 출자, 2007년 설립한 회사로 기존에 협력업체에 위탁 생산해왔던 보수용 패널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래서 이곳에 오면 그동안 현대·기아차가 생산해왔던 거의 대부분의 차종의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금형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반떼 HD, NF 쏘나타, 구형 제네시스까지 생산이 중단된 차종의 금형이 이곳으로 넘어와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현재 이곳에 보관 중인 금형의 갯수는 현대차 2902조, 기아차 1936조 등 총 4853조에 달한다.

김진원 현대파텍스 경영지원실장은 "우리의 역할은 노후된 설비를 가지고 양산 때와 동일한 품질의 패널을 만들어 적기에 납품하는 것"이라며 "스스로는 부품의 재창조라고 부른다"라고 말했다.

간혹 5장 정도 소량 주문이 들어올 때도 있다. 야외 작업장을 일일이 뒤져 금형을 찾아내고 해당 차종의 양산 당시의 자료를 찾아서 동일한 품질에 맞추는 일이 번거롭지만 그보다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게 더 고역이다. 하지만 고객의 요청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서비스부품기획실 안홍상 이사는 "현대모비스 순정부품이 일반 시판품과 가장 큰 차이점은 수익이 나지 않는 부품까지 책임생산한다는 것"이라며 "최근에는 중국에서 불법 생산되는 모조 부품 유통을 단속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공동으로 단속에 나서는 등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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