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북청소년수련관에 마련된 장위제3동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줄 서 있다.
[심일보 대기자] 3·9 대선이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간 박빙 구도가 이어지면서 각 당에서는 연령대별 유권자 표심에도 각별한 신경을 쏟고 있다. 특히 60대 이상의 '실버 파워'에 주목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3월 9일 대선에 참여할 수 있는 국내외 유권자는 4,419만7,692명이다. 2017년 대선보다 171만 명 늘었고, 2020년 총선과 비교하면 20만 명 증가했다. 이번 대선의 60대 이상 유권자는 1,313만 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29.8%에 달한다. 60대의 파워가 특히 크다. 60대 유권자는 722만 명(전체 유권자의 16.4%)이고, 70대 이상 유권자는 590만 명(13.4%)으로 조사됐다. 
 
60대 이상 유권자는 규모만 큰 게 아니다. 역대 전국 단위 선거 투표율을 보면, 투표 의지도 다른 세대를 능가한다. 이들이 '슈퍼 유권자'로 불리는 이유다. 
 
반면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20대와 30대는 각각 17만여 명, 80만여 명 줄었고, 40대 역시 873만여 명에서 815만여 명으로 감소했다. 50대의 경우 유권자 수 자체는 847만여 명에서 862만여 명으로 늘었지만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9%에서 19.5%로 0.4%포인트 줄었다.
 
실버 유권자들의 영향력은 투표 참여율에서 나온다. 지난 총선 당시 60대(80.0%)와 70대 투표율(78.5%)은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80대 이상은 51.0%). 이어 50대(71.2%), 40대(63.5%), 20대(58.7%), 30대(57.1%) 등으로 세대별 차이가 컸다. 
 
이번 대선에서도 실버 파워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선관위가 최근 실시한 ‘대선 투표 참여 의향 등에 관한 여론조사’에서 70대 이상 유권자의 90.7%, 60대의 89.8%가 '적극 투표 의향'을 밝혔다. 평균(83.0%)을 상회한 수치로, 20대는 66.4%에 그쳤다.
 
최근 여론조사는 이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기울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갤럽이 2월 22~24일 실시한 조사에서 60대의 58%, 70대 이상의 59%가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유권자 지형 자체가 윤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60대 이상 유권자들은 상대적으로 윤 후보 지지세가 강한만큼 이 후보 지지층이 두터운 30~50대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여당 의원은 “남은 기간은 그야말로 쇼트트랙 ‘날밀기’를 하듯 최대한 우리에게 우호적인 세대의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내에서는 그동안 이준석 대표가 말해온 ‘세대포위론’을 마지막까지 끌고 간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그간 ‘이대남‘으로 불리는 20대 남성 표심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0대 유권자의 비중이 줄긴 했지만 10대 유권자가 20대들과 성향이 비슷하다”며 “현재 투표 열기가 본투표에서도 드러난다면 충분히 해 볼 만하다”고 했다. 
 
다만 60대 이상의 표심을 보수적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 70대 이상 유권자는 보수적인 성향을 좀처럼 바꾸지 않지만, 60대 초중반 유권자들은 86세대의 특성을 공유하기 때문에 정책 지향적이거나 중도적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60대 이상 유권자 수가 증가한 것은 기본적으로 보수에 유리하다"며 "60~64세는 사회참여 의식이 컸던 세대라 무조건 보수로 묶을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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