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메리칸 스나이퍼, 영화
[정재원 기자] 브래들리 쿠퍼 주연의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미국 최고의 저격수 크리스 카일에 대한 영화다. 아군에게는 영웅, 적에게는 악마로 불리며 장거리 정밀화기로 적의 핵심 타깃을 제거하는 고독한 총잡이를 '스나이퍼'라 부른다.
 
텍사스 카우보이 출신 카일은 연필 잡을 나이에 총 쏘는 법을 익혔다. 해군 특수부대(Navy SEAL) 3팀 찰리소대 저격수로 이라크전에 참전한 그는 2003년 나시리아에서 첫 저격을 수행한다. 적진을 향하는 해병대원들 앞에 차도르를 입은 여성이 수류탄을 들고 나타났고, 카일은 전우를 구하기 위해 방아쇠를 당겼다. 카일은 저격수로서 팔루자, 라마디, 바그다드의 전장을 누볐다. 
 
2008년 그는 이라크 남부 사드르 시 외곽에서 매복 중이었다. 전방을 스캔하던 그의 라푸아 338 조준경이 건너 마을 1층 건물 지붕에 있던 적 저격수를 발견했다. 당시 로켓 발사기를 들고 있던 저격수와 카일 사이의 거리는 약 1,900미터. 카일은 바람 방향과 세기, 총알 회전 속도, 심지어 지구 곡률과 자전까지 계산해 목표물을 제거했고 이는 세계에서 여덟 번째에 해당하는 장거리 저격기록으로 남았다. 
 
동료들은 그를 ‘전설(The Legend)’이라 불렀고 이라크인들은 ‘라마디의 악마(The Devil of Ramadi)’라 칭했다. 그가 사살한 적은 펜타곤 공인 160명, 동료들은 255명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날아드는 총탄을 피해가며 부상자를 직접 구하기도 했던 그는 저격한 숫자보다 자기가 구해준 목숨 숫자를 더 소중하게 여겼다. 
 
전쟁에서 저격수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2차 세계 대전 때 적 1명을 사살하는데 평균적으로 2만 5천 발이 소요됐는데, 저격수는 평균 1.7발밖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통계자료도 있다. 때문에 저격수 1명이 1개 중대 병력과 비슷한 수준의 전투력을 가진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있다.
 
스나이퍼는 이처럼 적장을 단 한발의 총탄으로 제거해 적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아군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역할로 전쟁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캐나다 스나이퍼 의용군 참전
 
▲ CBC 등 영미언론은 캐나다 근위연대 출신 스나이퍼 '왈리'가 우크라이나 의용대에 가담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이 폴란드 국경으로 탈출하는 와중에 엘리트 캐나다 스나이퍼(저격수)는 한밤중에 우크라이나로 들어갔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보안상 이유로 ‘왈리’란 별명만 밝힌 그는 캐나다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그들을 돕고 싶다. 그뿐이다. 러시아가 아니라 유럽이 되고 싶어 한다는 이유만으로 폭격 당하는 사람들을 도와야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근위 22연대 소속 군인 출신으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뿐 아니라 IS에 맞선 쿠르드 전사들과도 함께 싸운 그는 초현실적인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일주일 전만해도 프로그래머였는데 이제 대전차 미사일을 손에 쥐고 실제 사람들을 죽이려 하고 있다. 이게 나의 실제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인들은 함께 싸우러 온 나를 환대했고 우린 곧 친구가 됐다”며 “다만 곧 생일을 맞는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캐나다와 다수 유럽 국가들은 개인자격으로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합류하는 것을 막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한편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지난 6일(현지시간) 러시아군과의 전투에 참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건너온 외국인 의용군이 약 2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쿨레바 장관은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세계에서 온 지원군이 모두 2만 명에 달한다"며 "모두 52개국에서 왔으며 대부분 유럽 출신이다"고 말했다.
 
러시아 장성 교전 중 사살… 개전 후 세 명째
 
▲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비시호로드에서 유모차를 밀고 피난 중이던 한 남성이 장갑차를 타고 이동하는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육군 소장을 전투 중 사살했다고 현지 매체와 BBC등외신들이 보도했다. 개전 후 우크라이나군이 사살한 러시아 장성급 인사는 이번이 세 명째다.
 
안톤 헤라시첸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은 개전 16일째인 11일(현지 시각) 러시아 육군 29부대 소속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 소장을 교전 중 사살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매체 인터팍스 우크라이나가 보도했다. 영국 BBC는 서구 소식통들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콜레스니코프 소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후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사살된 세 번째 장성급 인사다. 앞서 지난 8일 러시아 제 41군 수석 부사령관인 비탈리 게라시모프가 하르키우 인근에서 벌어진 전투 중 사망했다. 그는 지난 2014년 크림반도 강제 합병으로 공을 세워 훈장을 받았다. 지난 2일엔 러시아 중부군구 사령관 안드레이 수코베츠키 소장이 우크라이나 저격수에 의해 사살됐다. 수코베츠키는 러시아의 주요 해외 작전에서 전과를 올리며 승진을 거듭했고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작전 때 큰 공을 세운 ‘전쟁 영웅’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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