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인사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주요 사안을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 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사람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겠다. 때로는 광화문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같은 취임식에서의 국민과의 약속과 달리 집권 이후 정상회담 등으로 내외신 앞에 섰을 때를 제외하고는 신년 기자회견 4번, 취임일 기념 기자회견 4번, 국민과의 대화 2번을 했을 뿐이다. 굳이 前 대통령들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불통 대통령'이란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5년 전 '광화문 집무실'을 약속했지만 경호·의전 등의 문제로 공약을 파기했다. 고층 유리 건물이 즐비한 광화문은 대통령 경호가 쉽지 않다는 것과 대통령이 이동할 때마다 교통이 통제되면 시민들의 불편이 커질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5년, 윤석열 당선인이 문 대통령의 '광화문 대통령' 약속을 반면교사로 삼았는지 모르겠지만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만나 "집무실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를 쓰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청와대 조직 해체와 집무실 이전은 윤 당선인의 대선 공약이다. 그는 "현 청와대 구조는 왕조 시대 궁궐의 축소판으로 권위의식과 업무 비효율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윤 당선인은 곧 출범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광화문 청사 이전 특위'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준비에 이미 돌입했다. 새 대통령 관저도 물색 중이라고 한다. 
 
윤 당선인은 지난 10일 대선 승리 후 첫 기자회견에서는 “기자들과 자주 간담회를 갖겠다. 언론 앞에 자주 서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11일 방송 6개사 공동주관 2차 TV토론회에서는 “특별한 일이 없어도 1주일에 한 번은 기자들과 기탄없이 만나겠다”고 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미국 대통령은 현안이 있을 때 자주 백악관 기자실 등에 나타나 기자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질문을 받는다. 프랑스에서 대통령 행사에는 장소에 구애 없이 언론접촉점(point de presse)이 설치돼 대통령이 직접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다. 일본 기자들은 총리를 24시간 쫓아다니며 총리는 하루에 한 번은 직접 기자들에게 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지금 국민들이 윤석열 당선자를 바라보는 심정은 '기대 半 걱정 半'이라고 표현하면 맞지 싶다. 산적한 국정 과제에 야당과 협치도 정치 '초짜'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풀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윤 당선자가 '광화문 대통령'이 돼서 대변인 브리핑이 아닌 기자들과 만나는 모습을 자주 보여 준다면...그것이 '청와대 이전'의 진정한 이유라면 이미 절반의 성공은 거둔 대통령으로 출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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