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당선인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 등과 함께 당선인 주재 인수위 차담회 갖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오늘 오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 후 첫 현장으로 한 재래시장을 찾아 코로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한다. 코로나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윤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오늘 낮에 윤 당선인이 과거에 한 번 찾아뵈었던 시장의 상인분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그 현장을 찾는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이던) 작년 11월에 ‘대통령에 당선돼도 꼭 다시 찾아뵙겠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오늘 그분들을 뵙는 자리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인들이 겪고 있는 코로나 상황의 여러 어려운 점, 힘든 점을 경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전통시장을 처음 방문한 것은 취임 1년 후인 2004년 3월이었다. 물론 노 전 대통령 생각이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다. 대통령이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상인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MB와 박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을 보면서 역대 대통령이 전통시장을 자주 방문하는 것을 자연스러운 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전통시장을 잘 방문하지 않았다. 이유는 대통령이 간다고 전통시장 경기가 바로 나아지지 않는다는 철학 때문이다.
 
"무슨 말인지 충분히 안다. 그러나 내가 가지 않는다고 했지 않느냐? 그 정도로 재래시장이 나아지냐? 내가 손잡아 준다고 재래시장이 살아나나?" - <99%를 위한 대통령은 없다>(개마공원, 김병준) 속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이번 대선에서 윤 당선인과 이재명 후보 역시 전통시장을 찾아 유세에 열을 올렸다. 전통시장은 대체로 좁고 길다. 사람이 조금만 들어가도 매우 많아 보이게 되고, 후보자가 앞서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 뒤를 따르게 된다. ‘길게 늘어선, 그것도 많아 보이는 지지자들의 모습’은 대선 후보나 선거 참모들이 가장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런 장면은 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널리 퍼지고, 다른 유권자에게 ‘환영받는 후보’라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김 대변인은 "상인분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이날 방문의 이유라 했다. 물론 지도자의 약속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제는 '대통령' 신분이다. 상인들과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전통시장을 살리는 정책과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상인을 속이는 쇼일 뿐이다. 국민이 진정 원하는 대통령은 어묵 먹는 대통령이 아니라 전통시장을 진짜 살리는 대통령이다.
 
오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향후 국정수행과 관련해 긍정적 전망이 과반을 넘지만 역대 대통령들의 당선 직후 국정수행 전망치에는 크게 못미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헤럴드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당선인이 국정수행을 잘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은 52.7%, 부정적 전망은 41.2%로 집계됐다.  지금 국민들이 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기대도 크지만 그만큼 불안도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광화문 청와대'도 좋고 '재래시장' 방문도 좋다. 하지만 지금 국민은 역대 대통령 모두가 실패한 '인사', '윤석열표 인사'에 주목하고 있음을 명심, 또 명심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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