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일대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등과 오찬 후 산책하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인수위원회 제공)
[심일보 대기자] 제왕적 대통령(Imperial Presidency)은 1960년대부터 널리 사용된 미국의 대통령과 관련된 용어이다. 역사가 아서 M. 슐레진저 주니어(Arthur M. Schlesinger, Jr.)는 1973년에 출간된 저서 《제왕적 대통령》(The Imperial Presidency)에서 "미국의 대통령은 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헌법에서 제한된 범위를 넘었다"고 언급했다. 
 
1930년대까지 미국의 대통령들은 대부분 집무실이 있는 미국 의회의사당에서 얼마 안 되는 직원들과 동행했다. 이 사무실은 기념식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19세기와 20세기 초반의 대통령들은 규칙적으로 그곳에 얼마 안 되는 직원들과 함께 거주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은 대공황과 제2차 세계 대전 기간 동안에 대통령직을 크게 변화시켰다. 특히 전자 매체, 뉴딜 정책에 따른 미국의 경제 성장, 1939년 대통령 간부 사무실 신설 등은 새로운 시대에서 대통령직의 변화를 이끌었다. 
 
웨스트 윙(West Wing)에서 미국의 대통령직은 백악관이나 그 옆에 있는 빌딩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많은 간부 직원들과 동행하고 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과거에 대통령 전용 수영장으로 사용된 공간을 기자 회견실로 개조하기도 했다.
 
어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핵심 관계자는 “미국 백악관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미국의 백악관 웨스트 윙처럼 대통령이 참모들과 토론하고, 대통령이 일하는 공간을 국민이 직접 볼 수 있게 하겠다.”며 "서울 용산의 국방부 신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용산 대통령’ 시대가 현실화될 경우 국방부 신청사에는 대통령 집무실과 대통령 보좌관, 그리고 이를 취재하는 언론인들이 한 공간에서 집중적으로 일하게 될 것이란 주장이다. 
 
윤 대통령 당선인은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청사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당선 일주일도 안돼 청와대 이전을 공약 실천 1순위에 올렸다. 윤 당선인 역시 대변인의 입을 통해 "봄꽃이 지기 전에는 국민 여러분께 청와대를 돌려드리겠다"고 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누려왔던 구중궁궐의 화려한 청와대 생활을 포기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제왕적 대통령은 장소를 옮긴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청와대 이전'을 당선인의 의지가 아닌 '고집'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고 기자 역시 좀 더 여유를 갖고 결정하는 것이 옳지 않나 싶다. 
 
지금이라도 윤석열 당선인은 '생각 바꾸기'를 했으면 싶다. 제왕적 대통령의 피해를 끊어 내겠다면 장소가 아닌 생각과 실천으로 보여주면 된다. 故 대우 김우중 회장의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는 말이 생각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한 신문의 사설을 되새김질 했으면 싶다.
 
"대통령이 벌이는 일에는 반드시 정무적 검토도 필요하다. 용산 이전설이 나오자마자 문재인 정권과 그 지지층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정치적 공격이 시작됐다. 이런 공세가 집무실 이전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국민들의 불만과 맞물리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권 출범과 함께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타결 지으려고 서두르다 광우병 촛불 시위를 불렀던 사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당시 좌파들의 선동은 사실무근으로 뒤늦게 판명됐지만 이명박 정부의 집권 첫해 국정 에너지 손실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일이 돼버린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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