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
[심일보 대기자] 조변석개(朝變夕改)란 고사성어가 있다. '아침에 바꾸고 저녁에 고친다'는 뜻으로 정책이나 계획, 마음 따위가 수시로 바뀌는 모습을 일컸는 말이다.
 
전날 청와대 대변인은 오전까지만 해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용산 이전'과 관련해 “우리가 못한 집무실 이전을 새 정부가 잘 해달라“고 했다. 그러다 오후에 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확대장관회의에서 청와대 이전 계획을 보고 받은 후 윤 당선인의 임기 시작인 오는 5월10일까지 모든 관계 기관의 용산 이전은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3회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우리 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지 않았지만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 군 통수권자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것을 마지막 사명으로 여기겠다"며 "각 부처도 국정에 흔들림 없이 매진하면서 업무 인수인계 지원에 충실히 임해 주길 당부한다"고 부언했다.
 
윤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구상을 겨냥한 문 대통령의 첫 공개 발언이다.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확대관계 장관회의 논의 결과를 전하는 형태로 군 통수권자의 책임을 강조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날 한 언론은 사설을 통해 "문 대통령은 북한이 각종 미사일을 쏴도 도발이라고 말도 하지 못했다. 올 들어 유엔의 대북 규탄 결의안엔 세 번이나 불참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이후 북 도발에 대응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거의 주재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기본 책무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날도 ‘북한’이라는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위협하는 주체도 없이 무슨 ‘안보’인가."라고 혀를 찼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미 연합 훈련은 완전히 껍데기로 만들었다. 훈련하지 않는 군대는 군대가 아니다. 5년간 우리 군이 어떤 꼴이었나. 심지어 문 정부 국방부는 ‘군사력 아닌 대화로 나라를 지킨다’고 선언했다. 김정은과 정상회담 쇼에만 매달려 놓고 이제 와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안보 공백을 걱정한다니 앞뒤가 맞나. 집무실과 국방부·합참 이전은 5월 10일 취임 전에 끝난다. 안보 인식 자체가 잘못된 정부가 한 달여 사무실 이전 때문에 갑자기 안보를 걱정한다고 한다."고 했다.
 
문제는 문 대통령의 이같은 '안보 사랑'이 왜 지금이냐는 것이다. 지난 5년간 적을 적이라 말못한 군 통수권자로서의 다짐인지 빼앗긴 정권에 대한 분노인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대통령으로서의 제1 과제를 잊고 있지 싶다. '안보팔이'로 마지막까지 주특기인 국민 편가르기에 올인하는 모습이 한편 애처롭기까지 하다.
 
솔직히 문 대통령이 연출한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의 막장을 보는 느낌이다. 혹여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돼 '용산 이전'을 주장했다면 어땠을까도 싶다. 분명한 것은 어제 이후 윤 당선인이 던진 '용산 이전' 이슈 불랙홀이 '조변석개' 문 대통령으로 옯겨갔다는 것이다.
 
자칫 재미없이 끝날 1막 5장의 연극에 그래도 마지막 장에서 반전을 제공한 문 대통령이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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