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동참모본부가 24일 북한 ICBM 발사에 대응해 오후 4시25분부터 동해상에서 합동 지해공 미사일을 발사했다. 사진은 이날 ATACMS 발사 장면.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2022.03.24.
[심일보 대기자] 북한이 24일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올해 들어 12번째 무력도발이다. 
 
정확한 기종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최고속도가 마하 20(시속 2만4,480km)이 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미사일을 정상 각도보다 높여서 쏘는 '고각 발사'를 했다고 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중 가장 높은 고도 6,200km까지 올라갔고 정상 궤도로 쏘면 미국 전역에 도달할 수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6일 평양 일대에서 신형 ICBM 화성-17형 발사를 시도했지만 공중 폭발하면서 시험 발사에 실패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 북한의 ICBM 발사가 사실로 드러나면 동북아 정세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북한 도발로 다음 달 중순 전반기 연합훈련(키 리졸브 연습)이 예정된 가운데 앞으로 상황을 예측하자면 미국은 추가 대북 제재에 나설 것이고 유엔 안보리에서 규탄과 제재 논의도 예상된다. 북한은 이에 반발한다면서 다시 핵실험이나 ICBM 발사에 나설 수 있다. 다음엔 ICBM을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방식으로 발사할 수도 있다. 또 내달 실시할 한미 연합 훈련엔 항모 전단과 전략 폭격기 등도 대거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긴장이 높아지겠지만 일희일비하는 것은 김정은이 바라는 것이다.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일각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는 군 당국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란 등으로 어수선한 틈을 타 대비태세를 시험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기간부터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해온 만큼 앞으로 남북관계는 상당 기간 강대강 대결 구도가 될 전망이다.  
 
역대 진보 정권은 북한을 '말이 통하는 협상 파트너'로 인식해온 반면, 보수 정권은 북한에 '쌓인 신뢰 위에 대화 있다'는 기조를 보여왔다. 
 
안보와 평화는 말로 얻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쏜 미사일을 미사일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발사체'라고 부르던, NSC조차 잘 소집하지 않았던 문재인 정권의 ‘5년 평화 쇼’도 종언을 고할 시기가 다가왔다. 
 
오늘 한 신문은 사설을 통해 "대북 협상은 그런 조건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남북 쇼 하고 눈물 쇼 하는 TV 이벤트가 아니다. 북핵 폐기는 지난한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다. 대북 협상의 끈을 놓지 않되, 우리 내부적으로는 북핵과 미사일을 기정사실로 보고 그에 대한 실질적인 군사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 첨단 기술의 혁명적 발전이 핵에 군사적으로 대비하는 일까지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5년 평화 쇼’의 본색이 드러난 지금, 새로운 정부는 '가만 있으며 가마니 된' 지난 5년을 반면교사 삼아  작금의 한반도 안보 현실을 직시하고 굳건한 국가안보체계를 세우길 바란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듯 첨단 레이더 국산화와 '특수임무기'에 대한 국산화에도 박차를 가했으면 싶다. 여기서 특수임무기란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신호정보수집기, 해상초계기, 전자전기, 합동이동표적감시통제기(ISTARS) 등의 통칭으로, 중대형 수송기에 각각의 임무 장비가 탑재된다. 
 
“전자전과 인공지능(AI) 활용이 늘어나는 현대전의 추세에 따라 특수임무기의 역할도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다. 국산 플랫폼이 개발되어야 다양한 형태의 특수임무기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서경대학교 조병호 교수의 말이 새삼 와닿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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