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 기자] "치킨 1마리당 가격이 3만 원이 돼야 한다"는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의 발언 이후 치킨 가격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맛 칼럼니스트인 황교익 씨가 "자선사업가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10만 원이라도 받고 싶을 것"이라며 "윤 회장은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자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기 마련"이라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대해 BBQ치킨은 "가맹점 사장님들이 영업의 어려움을 호소해 본사 차원에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BBQ는 2018년 11월 자사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 등의 가격을 올린 후 현재까지 가격 인상을 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선 과연 치킨 한 마리를 팔면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얼마를 이익으로 남겨야 하느냐는 논란이 거세다. 
  
 
◆"배달 관련 비용 너무 올라 최근 수익률 저하"
 
서울시 광진구에서 BBQ치킨 가맹점을 운영하는 A씨는 28일 뉴시스와 전화 통화에서 윤 회장 발언에 대해 "소상공인의 상황이 어렵다 보니 3만 원은 받아야 매장 운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로 읽힌다"며 수긍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BBQ 가맹점 수익률에 대해 "최근 수익이 많이 안 좋아졌다"며 "팔아도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수익 악화 배경에 대해 "배달 플랫폼의 횡포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전에는 배달 기사를 고용해 배달을 직접 했지만, 요즘은 배달앱을 통해 배달을 하기 때문에 배달 수수료가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1만8,000원 치킨 팔면 '절반'이 원가…배달비용 5천 원까지
 
A씨는 "BBQ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 치킨(1마리당 1만8,000원)을 '배달의 민족'을 통해 배달할 경우 가맹점주에게는 3,000원도 채 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치킨 1만8,000원 중 원가만 절반을 넘는다. 닭고기, 오일, 튀김반죽·소스, 포장박스 부자재 등 프랜차이즈 본사에 지불하는 금액은 한 마리당 9,000원~1만원으로 약 50~55%를 차지한다. 
 
이어 배달 관련 수수료가 4,000원~5,000원 정도다. 배달의 민족을 사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중개 수수료는 판매 금액의 10%인 1,800원이며, 라이더 배달 수수료가 2,000~3,000원으로 치킨 한 마리 가격의 11~17%를 차지한다. 
 
여기에 임대료 및 세금 등을 제외하면 정작 프랜차이즈 점주에겐 3,000원도 남지 않는다. 그나마 인건비를 아끼려고 직접 치킨을 조리할 때 이야기다. 
 
A씨는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원을 이용하면 배달 수수료가 8,000원 정도로 뛴다"며 "소비자가 4,000원, 가맹점이 4,000원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단건 배달은 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하는 서비스로 수수료가 더 높다.
  
◆"수익률 25%에서 10%미만으로 감소"
 
그는 이 같은 수익 구조를 설명하며 "예전엔 수익률이 25%였다면, 지금은 10%도 안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고객 대부분이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앱으로 주문하기 때문에 배달앱을 안 쓸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배달앱에 더 많이 노출되게 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점포 1곳에서 발생하는 한 달 수익이 얼마냐고 묻자 "한 달 판매액이 3,000만 원이라고 할 때 인건비, 임대료 다 떼면 순수익이 10%도 안되는 300만 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하루 12~14시간 일하는데 비해 절대 높은 수익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인터넷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윤 회장의 '치킨 3만 원' 발언에 대해 "맞는 말이다. 팔아봐야 거의 무료봉사 수준이다", "치킨장사는 진짜 남는 거 없다"는 반응 등이 잇따랐다.
  
그러나 소비자층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대표적 서민 간식인 치킨이 3만 원 되면 부담스러워서 못 먹을 것 같다", "유통 마진이나 줄여라"라는 반응도 나온다. 
 
앞서 윤 회장은 지난 2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소비자들이 ‘1닭 2만 원’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하자 "고객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많다"며 ‘마리당 3만 원’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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