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수사 허술인정..부검통해 정확한 사인등 규명

▲ 22일 오전 전남 순천시 순천경찰서 3층에서 우형호 서장이 브리핑을 통해 "지난달 12일 순천시 서면 한 밭에서 발견된 시신의 지문을 분석한 결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일치했다"고 밝히고 있다.
전남 순천시 송치재 인근 매실밭에서 지난달 12일 발견된 변사체는 유병언(73) 전 세모그룹회장으로 최종 확인됐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22일 오전 경찰서 대회의실에서 '유병언 추정 변사체 관련 브리핑'을 갖고 오른손 검지의 지문 채취 결과 유 전 회장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국과원이 경찰청에 통보한 DNA대조에서도 유 전 회장의 DNA와 일치 했다고 밝혔다.

◇변사체 발견 경위 및 조치

경찰은 지난달 12일 오전 9시6분께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박모씨 매실밭에서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패돼 있는 변사체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했다.

순천경찰서 강력팀과 과학수사팀, 서면파출소 직원 등이 현장에서 검시했으나 부패가 심해 신원을 파악하치 못하고 광주 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 했다.

이후 지난 21일 오후 8시께 경찰청으로 부터 순천서 변사체의 DNA가 수배중인 유병언 전 회장의 DNA와 일치 한다는 감정 결과를 구두로 통보 받고 유 전 회장임을 확신했다.

◇유병언으로 단정 할 수 있는 증거 발견

경찰은 수배자 유병언임이 확실하다고 추정할 수 있는 정황 증거가 함께 발견됐다고 밝혔다.

우선 변사체 옆에서 길이 8.5㎝ 가량의 ㈜ 한국제약 생산 ASA 스쿠알렌 빈병 1개와 순천서 제조한 막걸리 빈병 1병, 소주 빈병 2병이 발견됐다.

또 천으로 된 가방 1점이 발견됐는데 안쪽에는 '꿈같은 사랑'이라는 글자가 가로로, '글소리'라는 글자가 세로로 씌여 있었다. 꿈같은 사랑은 유병언이 평소 저술한 책의 제목과 같아 유병언전 회장의 유류품으로 인정됐다.

이와 함께 직사각형 돋보기와 상의 점퍼 안쪽에 접어진 유기질 비료푸대 1개가 있었다,

경찰은 국과수 21일 DNA감정 결과를 통보 받은 후 유류품을 다시 정밀 확인했으며 스쿠알렌 병에는 제조회사가 구원파 계열사로 표시돼 있었고 '꿈같은 사랑'도 유병언의 책 제목이었다는 연관성을 뒤늦게 찾아냈다.

변사체가 입고 있던 옷도 상의 파카는 고가의 이태리제 '로로피아나' 제품으로 확인됐고 신발도 '와시바'라는 고가의 명품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무엇보다 변사체 발견이후 신원파악을 위해 6월13일과 18일 , 22일 등 수차례에 걸쳐 열가열법을 통한 지문확보에 실패 한 뒤 최종 지난 21일 10개 손가락 가운데 오른손 검지에서 유 전 회장의 지문이 확인돼 유 전회장임을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또 같은 날 국과원 감정 결과 송치재에서 채취한 체액 및 금수원내 유병언 집무실에서 채취한 DNA시료와도 정확히 일치한다는 감정 결과를 경찰청으로 부터 구두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변사체의 머리카락과 대퇴부 뼈를 지난달 13일 국과수에 감정 의뢰 했으며, 40일만인 지난 21일 오후 8시께 결과가 통보 됐다.

경찰은 감정 결과를 더 정확히 하기 위해 형 유병일과의 부계 Y염색체 및 모계 X염색체(미토콘드리아 확인법)를 대조했으며 이 과정서 동일한 부모를 둔 형제라고 확신했다.

▲ 유병언 추정 변사체 전남 순천서 발견
◇변사체 발견 뒤 허술한 대처

경찰은 송치재 인근에 대한 검문 검색을 수십차례 실시하고 검문소 운영, 연인원 8000여명의 경력을 동원 했으나 눈앞의 유병언을 찾아내지 못했다.

특히 유병언으로 추정되는 변사체를 발견한 뒤 40일이 지나도록 유류품 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을 것으로 드러났다.

우형호 순천경찰서장은 이에 대해 "완벽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또 정확한 사망원인및 사망 추정 일시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독극물에 의한 타살이나 자살 여부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경찰은 흉기에 의한 살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으며 독극물 여부는 국과수에서 정밀 감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향후 수사계획

순천경찰서는 국과원의 정밀 감정에 따른 결과를 토대로 2차 부검이 끝나면 사인이 보다 정확하게 파악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변사체 발견 장소로부터 변사자의 동선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CCTV에 대한 전면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또 사망과정서 타인의 물리력이나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등을 철저히 확인 하는 등 면밀한 검증과 도피 당시 상황에 대한 정황증거, 관련자 진술을 종합적으로 재검토 할 계획이다.

우형호 서장은 "그동안 송치재 주변을 55회에 걸쳐 연인원 8116명을 동원 해 정밀 수색 했고 송치재 주변에 산재해 있는 구원파 관련 부동산 등 143개소에 대해서 수시 수색을 실시 했으나 유병언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결국 변사체의 유류품이 고가품이라는 점을 파악하지 못하는 등 초동수사가 허술했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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