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커다란 변화 한 가운데에서 자연의 순리에 자신을 맡기고, 기뻐할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노라. 끝날 때가 되면 끝나야 하리니,  다시는 홀로 많은 염려말 것이다" 
 
지난 2014년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11월 18일 이임사에서 도연명의 시(詩) '신석(新釋)' 중 '응진편수진(應盡便須盡)' 구절을 인용해 "물러날 때는 깨끗이 처신하는 게 마땅하다"고 밝혔다. 당시 최 원장은 "이임사는 오래 전에 써놓았던 것을 일부 수정한 것"이라며 오래 전부터 사퇴 의사를 품고 있었다"고 했다. 이후 '응진편수진'은 정치권에서 많이 회자됐다. 
 
그렇다면 우리 정치권에 '끝내야 할 때 끝내버리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오늘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실 거취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새 정부 내각에 참여할 생각이 없으며 당권도 당장은 뜻이 없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제가 대국민 약속을 했다”며 “공동정부에 대한 대국민 약속 지킨다는 의미에서 자격 있고 깨끗하고 능력 있는 분 장관 후보로 열심히 추천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변함 없다”며 “그런데 저 개인적으로는 당선인께 본인의 뜻을 펼칠 공간을 열어드리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그래서 저는 인수위원장 하면서 다음 정부를 위한 청사진, 좋은 그림, 방향을 그려드린 다음에 직접 내각에 참여하지는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부담 덜어드리는 것이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선인이 생각하는 국정운영 방향을 잡는 게 도움이 되겠다는 판단을 했다”며 “솔직히 저 개인적으로는 가까이는 지난 1년간, 그리고 길게는 지난 10년간 제가 재충전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의 화려한 옷과 장신구 이야기가 작금의 화제가 된 가운데 ‘천안함 막말’ 파문을 일으켰던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독립기념관 감사에 임명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조 전 부대변인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지원자가 별로 없다며 (맡아달라고) 요청이 와서 신청했다”며 “비상임이라 권한도 없고 의결권도 당연히 없다. 억대 연봉을 받는 것도 아니고 회의 참석 수당 정도 받는 것인데 그게 어떻게 알박기겠느냐”고 했다. 
 
그는 “사람 없다고 해서 맡은 건데 새 정부에서 사표 내라고 하면 내겠다”고 했다. 그러나 독립기념관 감사 공모 때 16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에겐 사회적 도리라는 것이 있다. 하물며 국가의 대통령은 도의의 모범이 되야 한다. 자신에게 충성한 식솔을 위해 최후의 한 자리까지 챙기려는 몸부림이라 생각하니 너무 비루하다.
 
'내려놓는' 안철수와 '놓치 않으려는' 문재인의 권력 욕심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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