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  코로나에 절대 걸리지 않는 슈퍼 면역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영국 가디언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휴먼 챌린지'실험 결과 "코로나에 절대 걸리지 않는 슈퍼 면역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작년 3월부터 시작된 이 실험은 건강한 사람에게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고의로 노출해 인체 반응을 살펴보고 치료법과 예방법을 찾는 것을 목표로 진행한 결과, 실험 참가자 34명 중 16명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바이러스 접촉은 물론 바이러스에 노출된 환경 속에서도 감염되지 않았다. 또 혈액 검사 등 각종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은 물론 어떤 증상도 나오지 않았다.
 
이 실험을 이끈 한 교수는 "휴먼 챌린지에 참여한 비감염자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면 코로나19 치료법과 감염 예방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무적항체를 가진 '슈퍼면역자'는 정말 있는 걸까?  
 
"주변에서 다 걸렸는데 나만 안 걸린다?"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중 유일하게 코로나19를 피해갔던 정국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확진됐다. 정국은 그래미 어워즈 퍼포먼스 준비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후 목에 불편함을 느껴 검사를 했다고 전해졌다. 
 
정국은 방탄소년단 멤버들 중 가장 마지막으로 확진된 케이스다. 그는 지난 7일 팬들과의 소통에서 "저는 슈퍼항체가 맞는 것 같다"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당시는 RM, 슈가, 진, 지민, 뷔(V)가 돌파감염을 겪은 후였다. 하지만 이번 정국의 확진으로 일곱 멤버 모두가 코로나19 감염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 13일 가족발로 확진된 이모(24) 씨의 경우 온가족이 확진됐을 때 할머니만 확진되지 않으셨다고 한다. 
 
이 씨는 "할아버지께서 확진되시면서 온가족이 다 걸렸다. 그런데 집에서 같이 밥도 먹고 화장실도 같이 쓰셨던 70대 할머니께서만 PCR 음성이 나오셨다"며 "체격 좋고 건강한 삼촌들은 다 걸렸는데 할머니만 안 걸려서 진짜 신기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김모(27) 씨도 지난 1월 말 매일 같이 식사했던 상사가 확진됐지만 감염을 피해간 사례다. 
 
김 씨는 "과장님이 자녀의 어린이집발 감염으로 확진됐다. 보통 둘이서만 근무하기 때문에 거의 마스크를 벗고 일했는데도 저는 확진되지 않았다"며 "혹시 잠복기 아닐까 했는데 한달이 넘은 지금도 멀쩡하다"고 말했다. 
 
그 후에도 같이 식사하고 대화 나눴던 직장동료 2명이 더 확진됐지만 김 씨는 아직까지 감염되지 않았다. 지난달 말에는 함께 거주하는 아버지가 확진됐는데 같이 생활한 어머니와 자신은 모두 음성이 나왔다. 
 
연인끼리 여행을 다녀온 후 한 명만 확진된 사례도 있었다. 회사원 전모(27) 씨는 "지난달 여행을 다녀온 바로 다음날 여자친구만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자친구는 확진 전날부터 인후통이 생겼다고 했는데 나는 계속 멀쩡했다"고 말했다.  
 
한편 여행 후 한 달이 지난 최근 전 씨는 다른 경로로 감염돼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SNS 등 온라인 상에서도 본인만 유일하게 감염을 피해갔다는 사연들이 다수 공유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신랑이 확진된 후 같이 걸려도 어쩔 수 없다 생각해서 마스크 안 쓰고 생활했다. 근데 매일 자가진단키트도 해보고 PCR도 하고,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도 해봤는데 계속 음성이 나온다"며 "3년 전에 신랑이 신종플루에 걸렸을 때도 저는 안 옮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웨딩 촬영을 앞두고 남편이 확진됐다. 이럴 거면 나도 빨리 걸리자 싶어 아예 같이 생활했다. 근데 PCR 검사를 2번 받았는데도 음성이 나왔다"며 "자가키트도 6번이나 했는데 계속 음성이다. 제가 슈퍼항체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잠복기 때문에 당장은 음성이 나왔지만 닷새에서 열흘 후에 확진판정을 받았다는 사례들도 있었다. 
 
한 지역 커뮤니티 이용자는 "가족들 중 나만 음성이 나와 슈퍼면역자인 줄 알았는데 10일이 지나고 나서 확진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아들이 확진 후 일주일 동안 증상은 있는데 PCR과 신속항원 모두 음성이 나왔다. 그러다 아들의 자가격리가 해제되고 7일째에 제가 확진됐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한 번 확진됐던 사람을 슈퍼 면역자라고 맹신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감염으로 형성된 면역을 회피하는 바이러스 변이가 계속 출현할 것인 만큼 앞으로도 재감염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슈퍼면역자는 없다"고 말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떤 병이든 100% 다 걸릴 수는 없다. 침 맞은 효과가 사람마다 다르고 맞은 시기가 최근이면 효과가 높고 하듯 마찬가지다. 어떤 병이든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에 의한 면역이든 과거에 무증상이나 경증으로 앓고 지나가서 면역이 생겼든 이런 이유로 방어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학적으로 '슈퍼항체'는 없고 그렇게 일컫지는 않는다. 다만 돌파감염 등으로 생긴 강력한 보호 기능을 유지하는 항체에 대해 하이브리드 면역이라고 부른다"며 "슈퍼항체라는 말만 믿고 감염돼서 롱 코비드 후유증에 시달리는 건 정말 큰 손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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