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해(왼쪽 사진)씨와 공범 조현수 씨. 사진 인천지검
[신소희 기자] 경기도 가평 계곡에서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공개수배 중인 이은해 씨가 과거 MBC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러브하우스'에 출연한 영상이 알려져 화제다. 이 씨는 해당 영상에서 "다른 어려운 사람에게 베풀고 싶다"라고 말해 현재 상황과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30일 인천지검 형사2부는 살인 혐의로 이 씨와 공범 조현수 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9년 가평의 한 계곡에서 이 씨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와 조 씨는 A 씨가 수영을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곡에서 다이빙을 하라고 부추겼고, 물에 빠진 A 씨의 구조 요청을 외면해 숨지게 했다.
 
두 사람은 A 씨 사망 한 달 전에도 경기 용인시의 한 낚시터에서 A 씨를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 했지만 잠에서 깬 A 씨의 지인에게 발각돼 실패했다. 같은 해 2월에는 강원 양양군의 한 펜션에서 A 씨에게 복어 피를 섞은 음식을 먹였지만 독성이 치사량에 미치지 않아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검찰은 이들이 A 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 원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씨는 A 씨 사망 5개월 후 보험회사에 남편의 생명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심사 과정에서 사기 범행을 의심한 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경찰은 변사 사건으로 A 씨 사망을 내사종결했다가 사망 4개월 후 유족 지인의 제보를 받아 재수사를 진행했다. 또 2020년 12월 살인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로 이 씨와 조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두 사람이 달아나 3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 MBC 일요일일요일 밤에 '러브하우스' 화면 캡처
한편 2002년 3월 방영된 '러브하우스'에 이 씨가 등장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방송인 신동엽과 건축 디자이너가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을 찾아 집을 개조해 주거나 선물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당시 이 씨는 초등학교 6학년으로, 장애를 가진 부모님과 함께 출연했다. 
 
이 씨 부모는 "국가보조금 45만 원으로 한 달을 버틴다"라며 "은해의 미래를 생각하면 막막해 잠을 못 잔다"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이 씨 가족은 시종일관 화목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 씨는 "부모님의 휠체어를 보관하느라 자신의 방을 쓸 수 없다"라며 "부모님과 방을 같이 쓰는데 제 잠버릇이 심해서 죄송하다"라고 말해 진행자들의 칭찬을 받았다.
 
당시 이 씨는 깔끔하게 보수된 집을 바라보며 기뻐했다. 이 씨는 "엄마 아빠께서 오늘처럼 말을 많이 하시고 우시는 모습을 처음 봤다"라며 "저도 나중에 커서 받은 만큼 다른 어려운 사람에게 베풀고 싶다"고 다짐해 출연자들이 대견하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뒤늦게 해당 영상을 찾게 된 네티즌들은 "선하고 힘든 부모님이 어렵게 키웠는데 왜 저런 어른으로 자란 거냐", "받은 걸 살인으로 갚았다", "어렸을 때의 도움을 고마워하기는커녕 당연하게 여기고 돈을 쉽게 버는 마음만 갖게 된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