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전 장관
[심일보 대기자] "스스로 부정한 사람임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불쾌한 일이기 때문에 종종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외면하려 한다"
 
'국부론'을 쓴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 나오는 말이다. 이 책에서 아담 스미스는 "도덕이라는 것은 사회적인 행위의 규준이라는 의미이며, 다시 말해서 시민사회에서의 질서의 원리"라고 했다. 또 "그것은 '공감(共感)'의 원리(the theory of Sympathy) 로서 전개시키고 있다. 즉 자기의 행동이 타인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 자기를 타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자기 행동을 시인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사회적인 행위의 규준이 된다"고 썼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과 고려대가 딸 조민씨의 입학을 각각 취소한 데 대해 "송곳으로 심장을 찌르고 채칼로 살갗을 벗겨내는 것 같은 고통을 느낀다"라고 했다.
 
이어 "아비로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이제 만족하시냐' 묻고 싶다"며 "'윤석열 검찰'은 사모펀드 건으로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잡아넣지 못했지만, 자식의 인턴·체험활동을 문제삼아 끌어내렸고, 그 배우자를 잡아넣었다. 그 결과 자식의 입학은 취소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이 수사 덕분에 윤석열 검찰총장은 일약 대권주자로 자리 잡았다"며 "제 가족 전체의 도륙(屠戮)을 도모하는 기획과 그의 따른 대단한 정치적 성공이었다"고 윤석열 당선인을 힐난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자신들에게 닥친 혹독한 대가만 억울하다고 하소연하고 '그 탓'을 윤 당선인에게 돌리기 앞서 이른바 '조국사태'의 본질이 '시민사회에서의 질서의 원리'인 도덕을 짓밟은 짓이라는 걸 잊은 듯 싶다. 혹여 '호소인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실제로 지난 6일 황교익 씨는 페이스북에 조 전 장관의 딸 조민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 취소 결정과 관련, "검사와 검사 가족이면 무죄, 검사도 아니고 검사 가족도 아닌 그냥 시민이면 유죄"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검사왕국에 살고 있다"며 "민주공화국이라고 착각하는 분들을 위해서 헌법을 실정에 맞게 고치자"면서 '헌법 제1조 1. 대한왕국은 검사왕국이다. 2. 대한왕국의 모든 권력은 검사에게 있다'고 대한민국 헌법 1조를 바꿔 적었다.
 
반면 김정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상임자문위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 “부디, 피해망상에서 벗어나시라”며 "“참으로 진귀한 ‘방탄 멘탈’이다. 당선인에게 ‘만족하냐’고 묻는 조 전 장관. 하다 하다 당선인 탓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반칙에 경종을 울린 사건 앞에, 웬, 생떼부리기인가”라며 “설마 국민의 ‘질타’를 ‘찬사’로 착각한 것인가. 특권에 의존해, 스펙 단추를 잘못 꿴 결과에, 국민은 대만족”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반성은 없고, 분노만 있는 삐뚤어진 양심의 소유자. 입시 비리로 청년의 꿈을 강탈해 놓고, ‘심장을 찌르는 고통’이라 했는가. ‘하늘을 찌르는 위선’이 아닐 수 없다”라며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난 사안이다. 부디, 피해망상에서 벗어나시라. 덧붙여 ‘가불 선진국’ 말고, 책 한권 더 써보시는 건 어떤가. ‘누굴 탓하랴’”라고 했다.
 
'조국 사태'는 지난 수년 간 온 국민이 둘로 쪼개 극한 대결을 벌이게 했고 우리 사회에 큰 생채기를 남겼다. 그럼에도 조국은 용서를 구하기는 커녕 사과도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 
 
자신의 딸에 대한 대해 입학 취소 처분에 무효청구소송을 냈고 본인에 대한 재판은 여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국민들은 최소 몇 년은 더 '조국家'의 뉴스를 들어야 한다. 
 
어쩌면 그는 동료들의 구조만을 기다리는 조난자 코스레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김정화 위원의 말처럼 '방탄멘탈'로 피해망상에 빠져 있는지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공정을 묻기 전에 자신이 한 일이 불법이요 그것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 '조국의 강'을 어떻게 건널 것인가는 결자해지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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