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소현
[김승혜 기자] 방송인 박소현이 '조용한 ADHD' 진단과 전문가의 상담을 권유 받았다.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ADHD)는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장애로,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하여 산만하고 과다활동,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증상들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아동기 내내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이 지속되고, 일부의 경우 청소년기와 성인기가 되어서도 증상이 남게 된다.
 
ADHD 아동들은 자극에 선택적으로 주의 집중하기 어렵고, 지적을 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 따라서 선생님의 말을 듣고 있다가도 다른 소리가 나면 금방 그 곳으로 시선이 옮겨가고, 시험을 보더라도 문제를 끝까지 읽지 않고 문제를 풀다 틀리는 등 한 곳에 오래 집중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또 ADHD 아동들은 허락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뛰어다니고, 팔과 다리를 끊임없이 움직이는 등 활동 수준이 높다. 생각하기 전에 행동하는 경향이 있으며 말이나 행동이 많고, 규율을 이해하고 알고 있는 경우에도 급하게 행동하려는 욕구를 자제하지 못하기도 한다.
 
박소현은 8일 방송한 채널A 예능물 ‘금쪽상담소’에서 기억력이 심하게 떨어진다며 “라디오를 20년 했다. 제작진이 일정 기간마다 바뀌는데 담당 PD를 세 번 못 알아봤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MC 정형돈은 포털사이트에서 찾아봤다며 “초면이 아닌 것 같아서 검색했다”고 설명했다.
 
“전에 소개팅을 한 후 다음 소개팅도 상대가 같았다. 그분도 내가 알아채지 못하니까 마음을 닫고 말을 안 했다”며 “죽고 싶었다. 자책감이 들어서 너무 괴로웠다. 전화하기 전까지는 하나도 생각이 안 났다”고 귀띔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오은영은 “만만한 상황이 아니다. 박소현씨가 건망증이 있는 건 다들 알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을 것”이라며 “안면인식장애는 ‘안면 실인증’이라고도 한다. 세계 인구 100명 중 2명이 겪는다. 증상은 제각각이지만 기억력 문제가 아니”라고 짚었다.
 
▲ 박소현(위), 오은영
박소현은 조용한 ADHD 진단을 받았다. 오은영은 “대뇌를 적당한 각성상태로 유지하는 걸 못한다. 긴장하지 않으면 각성이 뚝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소현 씨는 대뇌 각성상태를 긴장해서 유지했던 것 같다”며 “하루종일 그렇게 살 순 없지 않느냐. 긴장이 풀어졌을 때 일은 더 기억을 못하는 거다. 계속 긴장을 동원하면 너무 불편하지 않느냐. 중간이 어려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소현은 “남이 보면 ‘쟤 바보 아니냐’가 되는 거다. 어떻게 하느냐”며 속상해했다. 발레를 그만뒀을 때를 떠올리며 울컥했다. “내가 결정한 게 아니다. 병원을 다섯 군데 갔는데 한 곳에서만 재활하고 발레를 하라고 했다. 내 꿈은 어쩔 수 없이 꺾인 것”이라며 “사실 방송 일이 적성에 맞지 않다. 운이 좋아서 배우가 됐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일을 하고 있다. 예전부터 끼가 많았던 게 아닌데, 하나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털어놨다. “발레 이야기는 잊고 산다. 기억하고 싶지 않다”면서 “다른 사람한테 구구절절 말하고 싶지 않다. 내 마음을 알아주길 원하지도 않는다. 평소에는 이런 말을 할 일도 없고 하기 싫다”며 눈물을 보였다.
 
오은영은 “전부였던 꿈을 포기하면서 절망, 두려움, 암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약물치료든 비약물치료든 전문가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