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회화관에서 강원랜드 수사외압 사건 수사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안미현 검사는 문무일 현 검찰총장 역시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2018.05.15.
[신소희 기자] ‘3년 전 '가평 계곡 살인' 사건을 단순변사로 내사 종결했던 안미현 전주지검 검사(당시 의정부지검 검사)가 "이 사건이야말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무관하지 않다"며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검수완박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2018년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수사 때 외압 의혹이 있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이목을 끌었다.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취임 후 '검사와의 대화'에서 조 장관과의 대화가 길어지자 일각에선 '검사와의 대화'가 아닌 '안미현과의 대화', '조국-안미현 대담'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 검사는 지난 1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저의 무능함으로 인해 피해자분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이 묻힐 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계곡 살인' 용의자 이은해 씨의 옛 남자친구 살인 혐의 사건은 의정부지검에서 단순변사로 종결됐지만, 이후 피해자 유족의 고발로 일산서부경찰서가 재수사에 착수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안 검사는 이와 관련 "피해자분과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다"고 사과했다.
 
이어 "저는 계곡 살인 사건과 관련해 경찰 의견대로 내사 종결할 것을 지휘했다"며 "경찰이 변사사건 수사를 하고 저는 그 기록만 받다 보니(이 단계에서는 검찰의 보완수사가 이뤄질 수 없었음) 사건 당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진술을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했다.
 
안 검사는 "그래도 이 말씀만은 드려야 할 것 같다"며 "저는 이 사건이야말로 검수완박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럴수록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검수완박이 실현되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안 검사는 "(이 사건은) 검사로 하여금 경찰 수사 내용을 오로지 서류만 보고 판단하게 했을 때, 영장청구권과 수사지휘권이 있어도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놓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재수사가) 다행히 검수완박 전에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에 보다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안 검사는 "검찰이 경찰보다 유능하다는 게 아니라, 경찰만 아니라 검찰도 (사건의) 실체관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한 '검수완박' 법안은 검찰의 6대 범죄 수사권과 경찰 등 다른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 요청권을 모두 없애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와 관련 현직 검사장도 검수완박이 됐다면 애초 가평 계곡 살인 사건 등 중요한 사건들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후곤 대구지검장(56·사법연수원 25기)은 지난 12일 "가평 계곡 살인 사건도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권이 있었기 때문에 (재수사가) 가능한 것"이라며 "보완수사 요구 자체를 못 하면 검찰이 그런 사건들을 발굴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가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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