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입구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장혜영 정의당 정책위의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국회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공동취재사진)
[심일보 대기자] "진보가 고작 노무현, 한명숙, 조국 한풀이였던가? 이 법으로 인해 서민들은 이제 돈 주고 변호사를 사지 않으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게임의 승자는 어떤 알 수 없는 이유에서 검찰을 두려워하며 살아가는 여야의 파워 엘리트들이고, 패자는이 땅의 내부고발자들, 자기 방어할 힘이 없는 장애인들, 스스로 고소할 형편이 못 되는 사회적 약자들이죠. 민주당이야 원래 그런 자들이라 치더라도, 그 짓에 정의당까지 가담했으니...  그러려면 애먼 사람들 고생시키지 말고 그냥 합당을 하세요. 징그러운 인간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인 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다음날 새벽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정의당 의원 6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에 대해 페이스북에 쓴 분노다. 그는 7년간 정의당 소속으로 활동하다 정의당이 ‘조국 사태’ 당시 집권 세력에 협력한 데 반발해 탈당했다. 지난 1월 심상정 전 정의당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하며 2년 만에 다시 복당을 선언했다.
 
최근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번 검수완박 법안에 정의당이 동의하자 진 전 교수는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해왔다. 그는 표결 전 “정의당은 필리버스터 중단에 가담하면 망한다. 아직도 정신들 못 차렸나.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반대하는데 거기에 왜 숟가락을 얹나”라고 쓴소리를 냈다.
 
지난달 13일 김기현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검수완박' 관련 법안 처리와 관련해 정의당이 결과적으로 반대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낸 바 있다. 그는 이날 CBS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의당이 예전에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임명해야 된다고 대통령 뜻이라고 하고 엿바꿔 먹었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통과를 예로 들었다.
 
그는  "저희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서 막을 것"이라면서 "필리버스터도 저희들이 고려하고 있지만 정의당은 반대도 아니고 찬성도 아니고 애매모호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 안 한 적 어디 있냐"면서 "제 짐작으로는 민주당하고 정의당하고 거래하고 있는 것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기초의원 선거구제와 관련해 일종의 딜을 하고 있다는 취지다.
 
현행 공직 선거 대부분은 최다 득표를 한 후보자 1명만 선출하는 소선구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득표수에 따라 2~4명 당선자를 선출한다. 그러나 기초의원 선거구를 획정하는 각 지역 광역의회에서 3~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는 방식으로 해 제3정당의 의회 진입을 차단하는 일이 많았다. 국회가 논의 중인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러한 쪼개기 관행이 사라지고 제3 정당이 기초의회에 입성할 기회가 많이 생길 수 있다.
 
그는 "그런 딜을 계속 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저는 정의당 입장을 전혀 못 믿는 사람"이라면서 "국민들의 뜻에 저희들은 맡기겠다. 국민 여러분이 판단해 주십시오라고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안대로 일부 지역에서 기초의원 3인 이상 선거구제에 대한 시범 실시하는 방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29일 한겨레에 따르면 일부에선 지난 대선 기간에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전환을 대표적 정치개혁 공약으로 제시했던 민주당의 진정성에 물음표를 단다. 오랫동안 선거제 개혁운동을 펼쳐온 하승수 변호사는 “기초의원 선거구를 정하는 광역의회는 대구·경북을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이 다수당이다. 의지만 있으면 선거법을 고치지 않고도 얼마든지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선거구 획정을 이런 식으로 해놓았으니, 민주당에 개혁 의지가 있다고 믿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기현 전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민주당 2중대 육성법"이란 별명을 붙였다. 그리고 진중권 전 교수는 오늘 그들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징그러운 인간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