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 '일본통'으로 알려진 오욱환(사시 24회) 변호사가 최근 '격동, 메이지유신 이야기(조윤커뮤니케이션 刊)'를 출간했다.
 
 저자는 "우리는 오늘날의 일본을 있게 한 빅뱅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이지 유신의 실체를 잘 모르고 있다"며 "메이지 유신은 세계금융자본과 제국주의가 합작한 사건"이라고 단언한다.
 
메이지 유신은 제국주의의 동아시아 침탈사의 한 페이지에 불과하다고 강조하는 저자. 그에 따르면 에도 시대 말기 막부는 친 외세이고 개방적이었다. 따라서 외세가 막부를 쓰러뜨릴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뒤에 있던 금융 자본가들은 경제적 이득의 최대화를 노렸다. 그것은 전쟁이었다. 일본을 내란으로 몰고 간다. 그러나 표면상 외세가 개입된 것으로 보여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자기들 뜻대로 움직여 줄 내부 사람이 필요하다. 
 
영국은 이를 위해 조슈와 사쓰마에서 유학생을 받아 친영파 인물로 만든다. 그다음 이들을 이용해 당시까지 안정적이었던 막부 중심의 일본의 기존의 국가 질서를 전복하고 친영 정부를 수립했던 것이다.
 
영국은 조슈와 사쓰마가 배상해야 할 전쟁 배상금을 막부로부터 받아내, 영국에 적대적인 조슈와 사쓰마에 돈을 대주거나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줬다. 그 돈으로 국제 시장에 남아도는 미국 남북전쟁의 재고 무기를 구입하도록 해줬다. 
 
이렇게 조슈와 사쓰마는 막부를 능가할 정도의 전력을 갖추게 된다. 이제는 막부를 쓰러뜨리고 권력을 탈취하기만 하면 될 일이다. 250년 전의 쓰라린 패배를 되갚아 준다고 하는 것도, 권력 탈취를 위한, 그럴듯한 명분에 불과했다. 뒷배는 영국이 봐준다. 외세의 개입은 그렇게 진행됐다고 필자는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세계금융자본과 서양의 제국주의 영향을 받은 메이지유신의 진실을 추적하고 있다. 일본은 메이지유신으로 입헌국주국이 됐으나, 결국 제국주의의 길을 걸었다. 마침내 태평양 전쟁을 일으켜 패망했지만 곧바로 경제 부흥을 통해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메이지유신 세력의 후손들이 정국을 좌우한다.
 
오 변호사는 "메이지유신은 오늘날 대한민국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우리는 일본 근대화 모델을 번영의 기초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 애호가이자 역사에 대한 학인(學人)으로서, 평소 궁금해 하던 사실들을 살펴보고 분석함으로써 유신의 실상과 당시 사람들의 진심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다"고 밝혔다.
 
오 변호사는 대한변협 공보이사와 사무총장, 서울변호사회 회장을 지냈다. 또 일본 도쿄대 대학원 방문학자, 국민권익위원회 자문위원,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위원, 성균관대·한국외대·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 교수를 지냈다. 현재는 한양대학교 일본학국제비교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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