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 '스텔스 오미크론(BA.2)'보다 전파력이 더 센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되면서 대유행이 다시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변이가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더 위험한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전파력이 매우 높을 경우 단시간에 많은 확진자를 발생시키고 의료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미국에서 입국해 이튿날 코로나19에 확진된 50대 여성 A씨의 검체에서 오미크론 BA.2.12.1 변이가 검출됐다. 
 
BA.2.12.1은 현재 국내에서 우세종이 돼 있는 BA.2에서 재분류된 세부 계통 변이로, 미국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변이는 BA.2 변이보다 23~27% 빠른 검출 증가 속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A.2.12.1 변이가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중증도가 높다는 증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유행은 진정 국면에 있다. 지난 3월 40만명을 웃돌았던 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거리두기 해제 조치에도 5만8000명 수준까지 떨어졌다. 국민들 상당수가 백신 접종과 감염으로 면역을 획득하면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새로운 변이의 확산으로 다시 확진자가 급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의 경우 백신 접종이나 감염을 통해 획득한 면역력이 3개월 가량이 지나면 약해지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바이러스가 면역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변이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등장으로 유행이 반복돼 왔다. 됐던 지난해 하반기에는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대유행이 찾아왔고, 이를 대체하는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 유입되면서 3월 대유행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는 새로운 변이의 등장으로 유행이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 감소는 다양한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변이가 지속되면서 재감염이 빈번한 것으로 보인다. 감염을 통한 면역도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줄어들 것임은 예상 가능하다"며 "이번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감소세 이후에도 다시 중간 정도 규모의 유행은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로운 변이가 전파력이 높아 우세종화 되더라도 중증도가 약할 경우 큰 파급효과를 주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변이가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해외에서는 오미크론 변이나 백신 접종으로 생긴 면역을 회피하는 BA.4와 BA.5 변이가 확산되면서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지난달 28일 일일 확진자가 4146명을 기록해 한달 전보다 7배 규모로 확대됐다. 남아공에서 최근 1주일 동안의 확진자 중 70% 이상은 BA.4와 BA.5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BA.4와 BA.5 변이 역시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전염성이 더 높고 항체에 내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변이로 인한 전파 양상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대비 체계를 느슨히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선의 경우 감기와 같은 미미한 유행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최악은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가 왔을 때 정도의 혼란을 겪을 수 있다"며 "변이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의료체계를 강화하고 백신과 치료제를 마련하는데도 손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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