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 기자] 신용대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은행들이 금리를 인하하고 만기를 연장하는 등 대출 수요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대출을 고려 중인 금융 소비자라면 금리와 한도에 따라 유리한 은행을 따져봐야 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1등급 기준) 금리는 3.40~4.94%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의 6개월 변동형 금리가 3.40~4.30%로 금리 하단이 제일 낮다. 12개월 고정금리는 3.88~4.78%다. 국민은행의 신용대출 금리(12개월 변동금리)는 3.94~4.94%로 상단이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은 3.91~4.41%, 농협은행은 3.72~4.12%, 하나은행 3.768~4.368%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인한 대출한도가 부담이라면 국민은행을 고려할만하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분할상환방식 신용대출의 대출 기간(만기)을 최장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국민은행 측에 따르면 기존에도 신용대출 연체자들의 연착륙을 위한 대출은 10년 만기인 경우가 있었으나 일반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의 만기에 10년을 적용하는 것은 업계에서 처음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DSR 산정 과정에서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3억 원의 주택담보대출(금리 연 4%, 30년 원리금 균등 분할상환)을 받은 연봉 7,000만 원인 대출자가 만기 5년의 신용대출을 받을 경우 DSR 40%가 적용된 대출 가능 금액은 4,460만 원이다. 만기가 10년이라면 최대 7,000만 원의 신용대출이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2일부터 신용대출 금리도 인하했다. 'KB 직장인든든 신용대출'과 'KB STAR CLUB 신용대출'의 금리를 각각 0.20%포인트, 0.30%포인트 낮췄다.
 
신한은행도 이달 중으로 신용대출 만기를 연장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DSR 강화에 따른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이달 중 10년 신용대출 상품 출시를 목표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중·저신용자라면 인터넷은행을 택할 수도 있다. 케이뱅크는 2월 중저신용자와 씬파일러(금융이력 부족자) 고객군별 특성을 각각 반영한 신용평가(CSS) 모형을 새로 구축했다. 가명 처리된 통신·쇼핑 정보를 금융정보와 결합하는 등 정교한 신용평가가 가능하게 했다.
 
새 CSS 적용 이후 씬파일러에 대한 대출 공급이 크게 늘었다. 2월 중순 전후 각 45일을 비교한 결과 씬파일러 대상 대출 취급액은 적용 이전 105억 원에서 이후 373억 원으로 약 3.5배 늘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특화 CSS 적용 이후 중저신용·씬파일러 고객의 대출이 확대되면서 신용점수가 개선되거나 이자부담을 줄인 고객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는 이자가 올라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규 대출에 유의가 필요하다"며 "신용대출에는 연 소득 한도가 적용돼 기존 차주라면 추가 대출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2조4,606억 원으로 전월 대비 9,390억 원 줄면서 5개월 연속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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