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입장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서 탄핵 이후 5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국회에서 진행된 대통령 취임식에 남색 정장 재킷에 회색 바지 차림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임식 내내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자리를 지켰다.
 
윤 대통령이 국회 취임식 단상으로 올라와 내·외빈과 인사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은 활짝 웃으며 윤 대통령과 악수했다. 이후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도 박 전 대통령에게 인사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임식에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과 투아데라 포스텡 아샹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사이에 착석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는 박 전 대통령보다 앞줄에 배치 돼 별다른 접촉은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취임사를 마무리하자 박수를 보냈다. 취임식을 마치고 김건희 여사와 박 전 대통령이 함께 단상에 내려오며 웃음꽃이 피는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먼저 환송한 후, 박 전 대통령의 배웅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 내외의 환송을 받으며 자리를 떠났다. 윤 대통령 내외는 허리를 숙여 박 전 대통령 차량에 인사하며 극진한 예우를 갖춰 환송을 했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는 전·현직 대통령, 국회·정부 관계자와 외교사절 등 약 4만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작년 12월 24일 박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대선 약 70여 일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되자 당시 윤 대선후보와의 악연을 어떻게 해소할지 관심이 몰렸다.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당시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국가정보원의 여론조작사건 특별수사를 진행하면서 윗선의 '수사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국회 국정감사에서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을 맡아 박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를 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된 이후 지난달 12일 대구광역시 달성군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에게)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함을 말씀드렸다"고 밝히면서 이날 만남을 계기로 오랜 과거사가 잘 정리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주선 취임준비위원장이 지난달 26일 대구 사저로 내려가 박 전 대통령에게 윤 대통령의 친필이 담긴 친전과 취임식 초청장을 전달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현재 건강 상태로는 3시간 이상 이동하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운동과 재활을 통해 잘 견뎌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참석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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