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이 19일 오후 인천 계양구 계산전통시장에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이재명) 그가 지금 출마하면 안되는 이유는 그가 피의자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배지를 도주수단으로 쓰려 한다는 의심이 너무나 합리적인 것이다” 
 
윤희숙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선동에 능한 사기꾼과 정치인의 차이는?’라는 글을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를 직격했다.
 
윤 전 의원은 “두테르테 차베스 마두로 히틀러, 모두 거짓 선동의 재능을 타고 났다. 그걸로 나라를 대차게 망쳤다. 지금 이재명 고문이 거짓선동 급발진 중이다. 심지어 5.18과 촛불까지 끌어다 붙이며 국민들의 순수한 열정과 슬픔까지 교묘히 욕보이고 있다. 본인이 세계사적인 현상이란다. 어떤 면에선 맞다. 히틀러가 벙커 속에 두 달 숨었다 기어 나와 자기 잘못은 잘하려다 오물 쪼끔 묻힌 것밖에 없다며 나치 희생자들의 뜻을 이어받아 자신이 재건 독일의 수상이 돼야 한다는 식의 초절정 뻔뻔함이니까”라고 두테르테 차베스 마두로 히틀러 등과 이재명 후보를 빗대었다.
 
그런 윤 전 의원이 19일 인천 계양을 선거 현장을 직졉 찾았다. 그는 이날 오후 인천 계양산 전통시장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윤형선 국민의힘 계양을 후보를 지지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을 겨냥해 “옆 동네를 다 털어간 도둑이 도망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옆 동네를 다 털어간 도둑이 도망왔는데 우리 동네도 가만히 두겠냐”며 “(도둑을)신고하지 않으면 계양이 호구가 되는 것”이라며 “도둑놈 들어와서 잘 살면 전국에서 도둑놈이 몰려온다. 계양이 호구가 아닌 것을 외쳐주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 전 의원은 “법인카드를 자기 식구들한테 주는 사람은 인간말종이다. (법인카드로) 쇠고기 사먹고, 초밥 먹고 도대체 뭘 먹었으면 5억 원어치를 먹냐”며 “여러분들이 숨겨주지 말고 ‘계양이 호구냐’라고 외쳐야 정치가 변한다”고 주장했다.
 
또 윤 전 의원은 “대한민국 5천만이 계양을 보고 있다”며 “윤형선을 국회로 보내는 것이 정치혁신이고, 배지 속으로 숨겠다고 도망온 사람 정치생명 끊어 놓는 것 그리고 계양구를 전략공천한 민주당을 심판하는 게 정치혁신”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계양에 호남 인구가 많아 민주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치혁신에 영남, 호남, 수도권이 어디에 있냐”며 “지금 10%밖에 차이 안난다. 여러분이 길에서 도둑 만나면 ‘계양이 호구냐’, ‘우리가 호구냐’라고 외치면 10% 금방 뒤집을 수 있다”고 밝히며 윤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준석, 무운 빈다"
 
앞서 윤 전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전 대선후보)이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것과 관련해 "당에서 내가 필요하니 나가라고 하면 따라야 한다"고 출마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국민의힘은 계양을에 윤형선 계양을 당협위원장을 단수공천했다. 
 
그는 인천 계양을 출마가 불발된 것과 관련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지역밀착형'은 지고지선의 가치가 아니며 그간 중요한 선거일수록 당선가능성, 선거의 의미에 맞는 메시지 전달이 가장 중시돼왔다"며 이준석 대표를 향해 "무운을 빈다"며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이어 "새 야당은 국정 발목잡기에 여념이 없고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을 대선 연장전으로 규정 짓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이재명 후보의 보궐선거 출마는 불체포특권을 노린 노골적인 피의자 도주이지만, 당선된다면 5년 내내 국정운영을 방해하고 대통령 탄핵을 선동할 기반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지난주 인터뷰 질문에 당의 요구가 있다면 따르겠다 답한 것은 계양을이 험지임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금도를 모르는 이재명 후보를 막아내기 위해 제가 필요하다면 몸을 던져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더구나 저는 이미 스스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음으로써 책임정치라는 화두를 던진 바 있다"며 "그런 만큼, 만일 다시 선거에 나선다면 그것은 당의 부름이 있는 때와 장소여야만 하며 개인의 안위를 챙길 수 없다고 생각해왔다"고 했다. 
 
윤 전 의원은 "이준석 대표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국회의원은 해당지역 거주조건이 없기 때문에 이재명 고문 출마시 저격수가 준비돼있다며 전략공천 방침을 방송에서 시사했다"며 지역 연고보다는 '당선 가능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가 직접 계양을 출마에 나서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그는 "예컨대, 이준석 대표가 이번에 상대편 수장인 이재명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며 우리 당의 정신과 정치혁신의 필요성을 알리든, 2년 후 본인의 지역구 선거를 차분히 준비하든 어떤 것이 옳고 어떤 것이 틀렸다고 섣불리 예단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새정부의 운명을 위협할 거대야당의 구심점을 당선시킬 선거에 당대표로서 직접 나서달라는 많은 분들의 바람을 외면한 것에 대해서는 아직도 아쉬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당의 미래를 가장 깊이 고민하고 있는 것이 당대표겠지만,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원칙과 진정성, 그리고 용기가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면서 "무운을 빕니다"라고 덧붙였다. 
 
'무운을 빈다'는 표현은 이 대표가 지난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와, 대선국면에서 '윤석열 선대위'와 갈등을 겪던 때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에게 사용한 표현으로, 냉소적인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리얼미터가 MBN 의뢰로 지난 16~17일 인천 계양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5%포인트, 18일 공표) 결과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가 40.9%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50.8%를 나타냈다. 양 후보 간 격차는 9.9% 포인트로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차이가 벌어졌다.
 
지지후보 변경 가능성에는 ‘계속 지지할 것’이라는 응답이 81.7%, ‘상황에 따라 다른 후보로 바뀔 수도 있다’는 응답이 16.3%로 기록됐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난해 8월 25일, 윤희숙 전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았다. 또 대선 경선 후보 자리에서도 물러나겠다고 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윤 의원 가족이 농지법을 위반한 의혹이 있다고 국민의힘에 통보하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 의원 등 12명의 실명을 공개한 지 하루 만이다.
 
이날 한 네티즌은 이런 글을 남겼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 대단히 멋지십니다. 대통령 감이 확식합니다. 차기 여자 대통령으로 나서 주세요. 박근혜 대통령은 실패한 여성대통령이지만 윤희숙 의원은 반드시 성공하실꺼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떠 올랐다.
 
이번 보궐선거에 윤희숙이 나왔으면 어땠을까. 이준석은 왜 그의 출마를 막았을까?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