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민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의 임명을 재가했다. 후보자 지명 후 48일 만이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은 오전 9시50분 한 총리의 임명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청사 소접견실에서 임명장을 받고 오후 2시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것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이런 가운데 관심은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인사 중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정호영 보건복지부(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두 번째 낙마 사례가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정호영 보건복지부(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철회하거나 정 후보자가 조만간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당론으로 한 총리 인준에 협조함에 따라 주말 또는 늦어도 내주 초까지 정 후보자의 낙마가 유력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40년 지기'로 알려졌던 정 후보자를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정 후보자에 대해 "외과 전문의로 37년 간 암 수술과 의료 행정에 몸 담았다"며 "2020년 초 대구 코로나19 창궐 시 생활 지원 센터를 운영하며 중증 환자와 일반 중증 응급환자 진료가 공백 없이 이뤄지도록 운영 체계의 틀을 잡았다"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지명 초기에는 "결혼이 암 특효약", "출산이 애국" 등 정 후보자가 과거에 쓴 칼럼·기고 글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후 경북대병원 부원장·원장 시절 두 자녀가 경북대 의대에 편입학한 것과 관련해 '아빠찬스'라는 의혹이 불거져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아들이 척추질환으로 병역 4급 판정을 받은 점 역시 병역 특혜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사례와도 비교되며 윤석열 정부가 강조해왔던 공정성 가치에 흠집을 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 후보자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해왔다. 지명 일주일 만인 지난달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불법이나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으며, 자녀의 의대 편입학 성적을 익명으로 공개하거나 아들의 척추질환을 증명하기 위해 경북대병원이 아닌 세브란스병원에서 아들의 재검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복지부 인사청문준비단이 낸 해명·설명자료만 50여 건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 3일 열린 인사청문회도 민주당 의원들의 퇴장으로 끝내 파행됐다. 이후 각 지역별 의사회가 연달아 성명을 내며 정 후보자의 임명을 촉구했으나 악화된 여론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국민의 힘 내부에서도 6월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정 후보자의 임명이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 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 기한이 지난 이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임명은 강행했지만 정 후보자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정 후보자는 지난 10일 '시사저널' 인터뷰 당시만 해도 자진사퇴 의사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정 후보자는 한 총리 인준안 표결이 이뤄진 지난 20일까지도 스스로 거취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 후보자가 자진사퇴하거나 지명이 철회될 경우 새 후보자를 물색하는 동안 복지수장 자리의 공백이 더 길어질 전망이다. 현재 복지부는 조규홍 1차관과 이기일 2차관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본부장인 국무총리와 1차장인 복지부 장관, 2차장인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끄는 구조다. 중대본은 당분간 1차장 없이 보건 분야를 총괄하는 2차관이 참여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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