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앞줄 왼쪽부터),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윤호중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개표종합상황실에서 6·1 전국동시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김만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지선)에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경기·대전·세종 등 격전지를 모두 내주며 국민의힘 앞에 재차 무릎을 꿇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당 내홍, 검수완박 밀어붙이기, 성비위, 인사청문회 헛발질 등이 참패 원인으로 꼽힌다.
 
출사조사대로 개표 결과가 나온다면, 2016년 총선부터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연승을 거둔 민주당이 대선에 이어 연달아 쓰라린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견제·균형' 역할론이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끝내 넘어서지 못한 결과다.  
 
당초 민주당 내에서도 대선 이후 80여일 만에 치러지는 이번 지선 구도 자체를 놓고, 윤석열 정권 출범에 따른 '컨벤션 효과' 탓에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7개 광역단체장 기준 텃밭인 전남·북지사 및 광주시장과 제주지사를 제외한 14곳을 국민의힘에게 내주게 된 배경에는, 새 정부 프리미엄 외에도 민주당 내홍 및 당내 성비위 사건 등이 꼽힌다. 
 
민주당에서는 지선을 열흘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박지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쇄신안·반성'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빚어졌다. 
 
당 지도부는 긴급 간담회를 통해 사과하고 지선 일정을 함께하는 등 봉합에 나섰지만, 내부 분열을 보이며 지지층 결집의 저해 요인으로 일부 작용한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지선을 코앞에 둔 갈등 진화인 만큼, 이를 말끔히 해소했다고 받아들이기에 어려운 측면도 있다.
 
특히 그 자체만으로 악재인 박완주·최강욱 의원의 당내 성비위 사건이 발생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응을 놓고도 일각에서는 엇갈린 의견들을 보이며 완전한 원팀 구성에 난항을 겪은 모양새다. 
 
이에 앞서 지선 초반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출마·선출 과정에서 나타난 당내 잡음도 계파 갈등으로 비쳐졌으며,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강성 지지층의 거센 요구에 따라 입법을 강행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도 중도층 민심 잡기에 악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공화국·독선과 오만 심판'을 외치던 민주당이 오히려 의석 과반을 차지한 '거야(巨野)'로서 국민 여론을 저버리고 입법 독주의 모습을 보였다는 이야기다.
 
민주당이 선거 국면에서 정면에 내세운 새 정부 견제론도 유권자에게 별다른 호소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윤석열 정부 첫 내각 인선에 여러 차례 '부적격' 딱지를 붙인 데 비해 실제로 낙마를 이끌어낸 후보는 김인철 교육부·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둘 뿐이며, 일부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보인 당의 '헛발질'은 견제·검증 역할에 대한 기대감마저 떨어뜨렸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선거 열세를 전망하는 여론조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당내 의견 조율을 마치지 않은 '김포공항 이전'이라는 공약을 섣불리 내놓으면서 논란을 초래해 여권으로부터 공세의 빌미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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