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24일 오후 제주시 이도1동 동문로터리 인근에서 열린 유세장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2일 6·1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또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이재명 의원을 향해 당 안밖에서 지선 패배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1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두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정확히 말하면, 그런 과정을 정략적으로 호도하고 왜곡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지방선거 이후의 민주당'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전하며 "그런 방식으로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 출발부터 그랬으니, 그 다음 일이 제대로 뒤따를 리 없었다"고 했다.
 
그는 "6.1 지방선거가 끝났다. 민주당이 패배했다. 아픈 패배였다"며 "대통령 선거를 지고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방선거를 치르다 또 패배했다. 패배의 누적과 그에 대한 이상한 대처는 민주당의 질환을 심화시켰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국민은 민주당에게 광역단체장 5대 12보다 더 무서운 질책을 주셨다. 특히 광주 투표율 37.7%는 현재의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었다"며 "민주당이 그동안 미루고 뭉개며 쌓아둔 숙제도 민주당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울 만큼 무거워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선거는 국민의 집단적 의사표시다. 그러므로 선거는 매듭이 된다. 승자도 패자도 그 매듭을 잘 짓고, 선거 이후의 전개에 임해야 한다"며 "패자가 할 일은 대체로 이렇다. 패배를 인정하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해 받아들이며, 그 원인된 문제들을 제거하고,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책임지지 않고 남 탓으로 돌리는 것, 그것이 아마도 국민들께 가장 질리는 정치 행태일 것"이라며 "민주당은 그 짓을 계속했다. 그러니 국민의 인내가 한계를 넘게 됐다. 국민의 실망과 분노가 누적됐다. 민주당의 위기도 누적됐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또 "이제 민주당은 또 다른 임시 지도부를 꾸려 대선과 지선을 평가하고 반성과 쇄신에 나설 것 같다. 그 일도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새 지도부와 평가 주체가 정당성 있게 구성되고, 그들의 작업이 공정하게 전개될 것이냐가 당장의 과제"라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혹시라도 지도부와 평가 주체의 구성부터 평가 작업의 과정과 결과가 또다시 모종의 정략으로 호도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잘못하면 민주당의 위기는 걷잡기 어려울 만큼 커질지도 모른다. 동지들의 애당충정과 지성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의원은 지난 1일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이틀째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러는 사이 당내에서는 '이재명 책임론'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중이다.
 
야권 원로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한다"며 간접적으로 이 의원을 향한 비판으로 해석될 수 있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도 페이스북에서 "한 명 살고 다 죽었다"고 탄식했고 이원욱 의원은 "상처뿐인 영광! 축하한다"고 비꼬았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