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피아'(통신+마피아) 비리에 연루된 장병권(45) 한국전파기지국 부회장이 수백억 원의 회사 자금을 빼돌리고 거액의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로 24일 구속됐다.

이날 장 부회장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김승주 영장전담 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장 부회장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셋톱박스 전문업체 H사의 인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로부터 무담보로 회삿돈을 빌려 쓰고 계열사 명의로 무단 지급 보증하는 등의 수법으로 수백억 원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회사의 보증 서류를 위조한 뒤 수백억 원대 사기성 대출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현재까지 검찰이 확인한 장 부회장의 횡령·배임·사기 등의 액수는 500억 원에 달한다.

장 부회장과 함께 범행을 공모한 한국전파기지국 전 부사장 최모(61)씨 역시 이날 함께 구속됐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장 부회장의 아버지 장석하(77) 대표 등 회사 경영진의 범행 가담 여부, 빼돌린 회사 자금의 사용처, 정보통신부 등을 상대로 정·관계 로비를 벌였는지 등에 대해 추가 조사한 뒤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또 장 대표에 대한 소환 여부와 시기 등도 검토 중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배종혁)는 지난달 1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한국전파기지국 본사와 계열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자료, 내부 서류 등을 확보했다. 이후 지난 14일에는 장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횡령 여부 및 경위, 액수와 사용처 등을 확인했다.

공용 무선기지국 전문업체인 한국전파기지국은 WCDMA, WiBro, Wi-Fi 등 이동통신서비스에 필요한 설비 구축 및 운용·보수 사업을 맡고 있다.

지난 2012년 297억 원 규모의 전국 지하철 LTE망 구축 공사계약을 KT와 체결하는 등 사실상 이동통신 기지국 사업을 거의 독점적으로 수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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