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청구성심병원을 찾은 어르신이 코로나19 화이자 4차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신소희 기자] 우리 국민 중 백신 접종과 자연 감염에 의해 코로나19 항체가 생성된 비율은 94.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오미크론 유행에 자연 감염으로 인한 항체양성률은 36.1%로 크게 증가했다.
 
1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022년 국민건강영향조사 참여자에 대한 코로나19 항체양성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올해 1~4월 전국 16개 시·도(세종 제외)의 국민건강영향조사 참여자 1,61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백신 접종 및 자연 감염에 의한 전체 항체양성률은 94.9%(1,53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자연 감염으로 인한 항체양성률은 36.1%였다. 올해 1월 0.6%에 불과했으나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크게 증가했다. 특히 이는 같은 기간 10세 이상 전 국민 누적 발생률(29.5%)보다 6.6%포인트 높은 것이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조사 시기가 오미크론 대유행 기간으로 지역사회 내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자연 감염에 의한 항체 양성자와 미진단 감염자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진단 감염자는 실제 감염이 됐지만 무증상이어서 검사를 받지 않거나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은 이들로, 이번 조사는 오미크론으로 인한 유행 상황이 상당히 반영됐다는 얘기다.
 
권 원장은 또 "비록 자연 감염이라 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항체가 저하될 수 있다. 고위험군별로 파악하는 것이 예방접종을 포함해 향후 방역정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연 감염으로 인한 항체양성률의 의미를 전했다.
 
이번 조사는 1년 주기의 국가통계 산출을 위해 설계된 표본으로, 월별 조사 지역이 다르고 조사 규모도 적은 데다 대상자의 연령이 10세 이상인 만큼 전체를 대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권 원장은 설명했다.
 
이에 방대본은 보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대규모의 전국 단위 항체양성률 조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국 17개 시·도 주민을 대상으로 분기별 1만 명씩 3만 명을 목표로 진행할 예정이다. 1만명 규모의 2분기 항체양성률 조사는 다음 달 8일 착수할 계획이다.
 
권 원장은 "현재 오는 17일까지 연구자 선정을 위한 공고를 진행 중"이라며 "2분기에 확진된 경우 통상 항체가 바로 형성되기도 하지만 통상 2주 정도 후에 항체가 형성되는 점을 고려해 7월8일부터 착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이날 '누적 확진자가 2,000만 명에 달할 경우 집단면역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변이별로 백신 접종이든 자연 감염이든 만들어지는 항체의 방어력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따라서 확진자 누계의 절대 규모를 가지고 단순히 집단면역을 언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전국 단위의 대규모 항체가조사를 실시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하면 근사치에 가깝게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방대본도 "대규모 항체양성률 조사 결과는 감염병 유행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아울러 방역대응 수준 결정과 중환자 병상 수요 파악 등 의료 체계의 효율적 준비를 위한 근거 자료로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