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주례회동 사전환담을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정부가 규제혁신에 역량을 총결집한다.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신설하고, 피규제자 중심의 규제심판제도를 도입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새 정부 규제혁신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한 총리는 "규제 혁신을 통해 민간의 다이나미즘(역동주의)이 제대로 작동되고, 정부는 사회간접자본적인 성격의 기업 지원 역할을 해 우리의 생산성을 높일 시점이 됐다"며 "앞으로 5년은 우리나라가 G7(주요 7개국) 쪽으로 가느냐 정체하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기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규제혁신 노력의 성과가 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투입되는 전문가와 재원이 충분치 못했다"며 "규제개혁에 반대하는 기득권에 대해 대통령의 의지가 확실히 발현되는 게 필요했는데 그것이 부족했다"고 봤다. 또한 중립적 심판 노력의 부재, 국회와의 소통 부재 등을 꼽았다.  
 
정부는 규제혁신의 최고 결정기구로서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신설한다. 대통령이 의장을, 국무총리가 부의장을 맡는다. 여기에 관계부처 장관과 기업·전문가 등 민·관이 참여해 규제혁신 과제를 논의하게 된다.
 
중요한 사안이 있을 경우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해 규제혁신 핵심과제에 관해서는 신속하게 결정하고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국무총리가 단장을 맡는 규제혁신추진단도 운영한다. 퇴직 공무원, 연구기관, 경제단체 등에서 200명가량의 인력이 참여해 '덩어리 규제'를 심도 있게 검토해 개선안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정책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현장성이 반영되면 단일 부처가 내기 어려운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다.
 
이와 관련해 37개 정부 부처에 규제혁신 TF를 구성했다. 협력 단체 등에도 규제전담조직을 설치해 규제혁신 과제를 발굴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노동, 환경, 기술, 금융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피규제자의 입장에서 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규제심판제도도 도입한다. 분야별 민간 전문가로 규제심판관을 구성, 규제심판관의 시각에서 규제개선 권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규제심판관은 국제기준, 이해관계자·부처 의견 등을 토대로 규제의 적정성을 판단하고, 소관 부처가 규제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증명하지 못하면 해당 규제의 폐지·개선을 요구할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만약 관련 부처에서 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규제개혁위원회를 통해 권고 결정을 내리고, 이렇게 해서도 안 될 경우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다루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한 총리는 "규제심판제도가 운영되는 것을 봐서 필요하다면 당이나 국회와 협조해 특별법을 만들 계획으로 있다"고 말했다.  
 
규제샌드박스 제도도 기존의 방식을 유지하면서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한 총리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실증하더라도 실제 사업화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규제샌드박스에서 안전하다고 판단 되면 바로 실용화가 되고 생산에 들어가야 한다"며 "자금 문제 등은 어떻게 보완할지는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규제개혁위원회 규제심사 및 규제영향분석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다. 경제활동 및 일자리 관련 모든 규제에 재검토기한을 '3년'으로 설정하는 등 사후관리도 할 계획이다.
 
한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굉장히 강한 의지를 저한테 표명해주셨다. 정말 '향후 5년 동안 이 문제를 결판 내보자'는 그럼 말씀을 했기 때문에 모든 부처가 적극적으로 하리라고 본다"며 "첨단산업과 함께 또 하나의 기둥으로서 규제혁신을 가지고 강한 경제를 만들어 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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