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영남면 우주발사전망대에서 관람객들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 장면을 보기 위해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신소희 기자] "힘차게 솟아 올라 7대 우주 강국으로 발돋움 했으면 좋겠어요…"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 당일인 21일 정오께 전남 고흥군 영남면 우주발사전망대에는 발사 장면을 지켜보려는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전망대 주차장 입구도 쉴 새 없이 차량이 밀려 들어 어느새 가득 메웠다.
 
바다 너머 발사대가 잘 보일 법한 곳에는 어김없이 돗자리와 캠핑용 간이 의자, 소형 텐트까지 설치돼 있었다.
  
누리호를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서 보기 위해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있던 관람객들은 도시락, 간식 등을 꺼내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일부 관람객들은 발사 장면을 하나하나 사진 또는 영상으로 남기려는 듯, 카메라 각도를 발사대 방향으로 조정하고 삼각대 설치 상태를 거듭 살폈다.
 
관람객들은 화창한 날씨 속 햇볕을 피해 저마다 그늘 아래 자리를 잡았다. 
 
막 자리를 잡은 이들은 망원경 등으로 발사대 위치를 확인했고, 일부는 스마트폰·태블릿 PC 등을 통해 준비 실황을 보도하는 방송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한 아버지는 누리호 모형을 가리키며 발사체 제작 과정, 로켓 분리 과정, 탑재 위성 기능 등을 자녀들에게 설명했다. 초등학생 아들은 모형체와 우주센터 발사대 방향을 번갈아 보며 아버지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간이 텐트에서 어머니와 함께 발사를 기다리던 한 아이는 고사리 손으로 펜을 들어 수첩에 발사체 형상을 그리고는 삐뚤대는 글씨로 '대한민국'이라고 적었다. 
 
태극기와 쌍안경을 양 손에 든 한 중년 여성은 일행을 향해 "이번엔 성공할 것 같아"라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인근 남열해수욕장 모래사장에서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물놀이로 더위를 식히며 발사 순간을 기다렸다.
 
발사 예정 시간이 다가올수록 기대감과 초조함이 교차하는 가운데 전국 각지에 모인 관람객들은 한목소리로 누리호의 성공을 기원했다.
 
자녀와 함께 전망대를 찾은 신희웅(39)씨는 "우주과학자를 꿈꾸는 아들을 위해 하루 휴가를 내고 오전 6시 30분 경기 평택에서 출발했다"며 "우리나라에서 만든 발사체를 우리가 직접 쏜다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누리호 성공을 발판 삼아 달 탐사 프로젝트 등이 차질 없이 진행돼 7대 우주 강국으로 우뚝 서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아들 신은규(9)군은 "누리호가 꼭 발사에 성공해 우리나라가 달과 화성까지 탐사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에서 온 이섭대(74)씨는 "지난 16일 한 차례 발사가 연기될 때도 전망대를 찾았었다. 지난해 1차 발사도 '절반의 성공'이라 아쉬웠다. 이번 만큼은 아무런 문제 없이 우주까지 잘 올라가 우리 땅에서 우리 힘으로 쏴 올린 우리 위성이 궤도에 안착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권도연(44·여)씨는 "12살 난 아들이 로켓 발사체에 대한 관심이 많다. 스스로 공부를 하더니 누리호 발사를 직접 보고 싶다고 해 급히 학교에 현장체험학습을 신청해 어렵사리 찾았다"며 "누리호가 힘차게 우주를 날아 올라 오늘이 역사에 길이 남는 날로 기억됐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누리호는 이날 오후 4시(잠정)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다시 한 번 우주를 향해 날아오른다. 누리호는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 확보를 위해 1.5톤(t)급 실용위성을 지구 상공 600~800㎞ 저궤도에 추진할 수 있는 3단형 한국형 발사체다. 
 
지난해 10월 1차 발사와 달리 이번에 완벽하게 성공한다면, 우리나라는 무게 1t 이상 실용급 인공위성을 스스로 힘으로 발사할 수 있는 일곱 번째 국가가 된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