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만든 첫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성공적으로 우주를 향해 날아올랐다. 지난해 10월 시도한 1차 발사가 미완에 그친 이후 8개월 만이다. 이로써 한국은 무게 1톤이 넘는 위성을 자체 보유한 우주발사체로 발사할 수 있는'그들만의 리그'에 가입한 7번째 국가가 됐다.
 
이들 리그의 특성 중 하나인 우주 발사체 기술은 미사일과 같은 원리로, 기술보유국들이 기술 이전 등을 철저히 제한하고 있다. 인공위성 기술에 비해 한국형 발사체 기술 확보가 더딘 이유이다. 발사체 기술의 확보는 우주항공 분야를 넘어 정보통신·소재 등 경제산업, 군사안보, 과학 등 여러 부문의 발전을 촉진한다. 우주 개발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또 위성 모사체를 실은 1차 발사 때와 달리 이번에는 성능검증위성 1기와 4개 대학팀이 각각 개발한 4기의 초소형 위성이 탑재된 것도 의미가 있다. 
 
누리호 성공으로 이제 우리 스스로 우주시대를 여는 플랫폼을 확보했다. 선진국들과 경쟁도 가능하다. 이미 우주개발산업은 ‘인류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불릴만큼 성장 속도는 경이로울 정도다. 미국을 선두로 민간주도 사업으로 전개되면서 2020년 글로벌 시장규모 4,400억 달러에서 2040년 1조1,000억 달러(모건스탠리)로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2030년까지 발사될 위성이 1만7,000여 기에 이르는 만큼 상업용 발사체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런 흐름에 뒤처진다면 12년간 2조 원을 투입한 누리호의 성공은 무의미해질 수 있다.
 
이에 정부는 향후 3조7,000억 원을 들여 2027년부터 인공위성 8기를 발사하고,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군사정찰과 우주탐사 등을 위한 초소형 위성 100여 기도 쏘아 올릴 방침이라고 한다. 오는 8월3일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도 예정돼 있다. 윤석열정부가 ‘항공우주청’ 설치를 국정과제에 포함시킨 건 다행이다. 
 
작금의 현실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우주개발 경쟁에 불꽃이 튀고 있다. 영토가 작고 자원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누리호의 성공은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뉴 스페이스’다. 미래 먹거리 기술 확보뿐만 아니라 안보 역량 강화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런만큼 투자와 지원을 대폭 늘리고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 우주산업에 대한 정부의 비전과 인재 육성 로드맵이 뒤따르지 않으면 그들만의 리그 들러리 신세에 머물 수 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자신감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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