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인사위원회를 앞둔 지난 21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2022.06.21.
[김민호 기자]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정기인사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파격은 없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고검장을 25기로 채워 조직의 안전성을 꾀하면서, 특수통이 아닌 공안통이나 여성검사들의 약진을 통해 탕평인사를 시도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22일 법무부는 대검검사급(검사장 이상) 검사 33명에 대한 인사를 오는 27일자로 단행했다. 검사장 승진자는 10명이고, 자리를 이동하는 고위간부는 23명이다.  
 
이버 인사 승진자에 이름을 올린 검사들에는 특수통이 아닌 공안통도 포함됐고, 첫 여성고검장도 나왔다
 
 이번에 승진한 송강(48·29기) 청주지검 차장검사와 정영학(48·29기) 울산지검 차장검사, 정진우(50·29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등은 공안 수사를 담당해 온 공안통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순서대로 대검 기조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대검 과학수사부장에 발탁됐다.
 
지방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공안이나 공판 분야에서 근무하신 검사들도 발탁을 한 거 같다"며 "승진자 전부를 봤을 때 윤석열 사단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로 전부 채워진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파격은 없었고, 균형 잡히게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고 평했다.
 
이번 승진자 중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승진한 신봉수(52·29기) 서울고검 검사나 의정부지검장이 된 신응석(50·28기) 서울고검 검사 등은 윤 대통령과 서울중앙지검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검사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는데, 특히 노정연(55·25기) 창원지검장은 부산고검장으로 임명돼 첫 여성고검장이 됐다. 여성인 김선화(53·30기) 제주지검 차장검사의 경우에는 30기에서 처음으로 검사장급으로 승진한 데다, 공판부에서 주로 근무해 특수통으로 분류되지도 않는다. 재경지검에서 일하는 한 평검사는 "김 차장검사의 승진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에 고검장으로 승진한 검사들이 모두 사법연수원 25기라는 점을 들어 "조직 안전성을 추구한 것이 아닐까 싶다"는 평가도 나왔다. 노 지검장과 함께 대전지검장이 된 이두봉(58·25기) 인천지검장과 대구고검장이 된 최경규(59·25기) 의정부지검장, 수원고검장으로 발탁된 이주형(55·25기) 울산지검장 등이 모두 같은 기수다. 
 
조직 안전성, 탕평인사 등 안정적인 인사를 시도한 것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의 근무연 강조, 검찰총장 없는 인사' 등 외부 비판을 의식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로 이날 법무부는 인사를 내며 "검찰총장 직무대리와 과거 어느 때보다 실질적 협의를 했다"며 "검찰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는 등 절차를 존중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하거나 '친문' 인사로 분류된 간부들의 좌천은 '노골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그럴 만한 분들, 자기들이 '가겠구나'라고 알았을 사람들이 연구위원으로 갔다"며 "이들 중 일부 인사가 사표를 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이전 정부에서 승승장구했던 신성식(57·27기) 광주고검 차장검사, 고경순(50·28기) 춘천지검장, 이종근(53·28기) 대구고검 차장검사, 최성필(54·28기) 대검 과학수사부장, 김양수(54·29기) 부산고검 차장검사 등이 이날 모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이동했다. 
 
이 부장검사는 이번 인사에서 승진 대상자로 꼽히던 박세현 부산지검 동부지청장(47·29기) 등 29~30기 승진 대상자들이 여전히 남아 있어 추가 인사에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그는 "일을 해야 하는 지검장 자리는 꽉 채웠지만, 추가인사를 해도 부담 없는 검사장급 자리인 사법연수원 부원장이나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이 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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