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파바 역의 옥주현이 지난해 2월23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뮤지컬 위키드 배우 공동 인터뷰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2.23.
[김승혜 기자] 뮤지컬 '엘리자벳' 캐스팅 관련 의혹으로 배우 옥주현이 김호영을 고소하면서 1세대 뮤지컬 배우들까지 입장문을 내며 파장이 커지자 이른바 ‘옥장판’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옥주현은 24일 오후 인스타그램에 “최근 작품 캐스팅 문제에 관한 논란에 휩싸이면서 제가 뮤지컬 업계 동료 배우를 고소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것에 책임을 느끼고 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뮤지컬 배우 선배님들의 호소문을 읽어보았다”며 “저 또한 뮤지컬을 사랑하고 아끼며, 17년간 뮤지컬에 몸을 담은 한 사람으로서 저를 둘러싼 의혹들과 그것을 해명하려는 과정에서 신중하지 못했음을 깨달았고 반성했다”고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 “뮤지컬 업계의 종사자분들과 뮤지컬을 사랑하시는 관객분들을 비롯하여 이 일로 불쾌감을 느끼신 모든 분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소송과 관련하여 발생한 소란들은 제가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는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는 선배님들의 말씀을 되새기며, 늘 그래 왔듯이 연기와 노래를 통해 뮤지컬을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제 진심을 전하겠다”고 했다.
 
다만 옥주현은 “뮤지컬 ‘엘리자벳’의 10주년 공연 캐스팅에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디션을 통해 본인의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폄하되지 않기를 바란다. 캐스팅과 관련한 모든 의혹에 대해 공연 제작사에서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밝혀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옥주현은 재차 “이번 일로 우려와 걱정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더불어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도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전했다.
 
앞서 1세대 뮤지컬 배우 남경주·최정원·박칼린은 지난 22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벌어진 고소 사건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뮤지컬계 내부의 자정 노력을 촉구했다. 배우가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며 안 되며, 제작사도 모두에게 공정한 공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남경주는 유튜브 채널 '비디오머그'와의 인터뷰에서 "배우가 캐스팅에 관여하고 그런 사례들이 (전부터) 실제로 존재했다"며 "이를 계기로 앞으로 서로 돌아보자는 취지다. 고유의 권한은 침범하지 말고 서로 자기가 맡은 일만 충실히 하는 게 좋은 공연 환경을 만드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입장문을 낸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동료 배우들은 '동참합니다' 해시태그로 지지에 나섰다. 1세대 배우 전수경을 비롯해 정선아, 신영숙, 차지연, 김소현, 정성화, 최재림 등이 SNS에 입장문을 공유하며 동참했다.
 
하지만 입장문으로 또다시 논란이 확산되면서 편가르기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해당 입장문을 공유하며 그 뜻을 지지한다는 의견, 편가르기를 부추긴다는 의견이 나뉘고 있다.  '옥주현을 지지합니다(응원합니다)'라는 해시태그도 등장했다.
 
누리꾼들은 "자기반성없는 입장문은 뮤지컬판에 분열만 조장할뿐이다. 그 피해는 관객으로 돌아온다", "원래부터 관행이 있었던 일이라고 말하고, 이제와서 한사람을 몰아가는게 맞는가. 선배로서 먼저 반성해야 했다", "입장문은 그래서 누가 어떻게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못한다. 또다른 억측만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등의 글을 남겼다.
 
또 "코로나 시국을 견딘 공연예술계가 조금이나마 나아진 지금의 상황 속에 함께 의지해 더 나은 공연을 만들어나가야 하는 동료 배우를 대상으로 왜 편을 짓는 행동을 연이어 보이는지 의문스럽다.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자 했다면 공통에 책임을 묻고 해결책을 강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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