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현지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교외의 하이랜드파크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퍼레이드 중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빈 의자가 현장에 나뒹굴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가 건물 옥상에서 총기를 난사해 최소 6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으며 달아난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2022.07.05.
[정재원 기자]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외곽 하이랜드파크에서 기념일 퍼레이드 도중 무차별 총격 사건이 발생, 최소 6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사건은 이날 오전 10시께 발생했다. 퍼레이드가 시작된 지 20여 분 만이다.
 
용의자는 22세 남성 로버트 크리모 3세로 지목됐다. 그는 인근 건물 옥상에서 사람들을 향해 고성능 소총을 무차별 난사했다. 그는 소총을 현장에 버려두고 도주했다.
 
▲ 4일(현지시간) 6명의 사망자와 4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하이랜드파크 도심서 발생한 독립기념일 기념 퍼레이드 총기난사 사건 용의자인 로버트 크리모 3세. (사진=CNN 캡처) 2022.07.05.
현지 경찰은 "관중과 행진에 참가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총기를 난사했다"며 "매우 고의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총격 사건으로 현재까지 최소 6명이 목숨을 잃었다. 5명은 현장에서 즉사했고, 1명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했다.
 
부상자는 최소 40여 명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하이랜드파크 병원에 26명이 이송됐다. 이 중 25명이 총상을 입었는데 19명은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부상자 연령대는 8세에서 85세로, 4~5명은 어린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부상자는 40여 명으로 집계됐다며 이 외에 노스쇼어 에번스턴 병원에서 5명, 노스웨스턴레이크포리스트 병원에서 8명이 치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8명 중 6명은 총을 맞았고 2명은 추락해 다쳤다. 현재 4명은 퇴원했다고 한다. 이 외 루터교병원 1명 등도 치료 중이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가 하이랜드파크에 남아 있을 것으로 보고 추적 중이다. 인질을 잡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 "용의자는 여전히 무장하고 위험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민들에게 집 안에서 머물면서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사건 당시 총성이 울리자 수백 명 참가자들이 의자와 유모차, 담요 등을 내팽개치고 대피했다.
 
▲ 4일(현지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교외의 하이랜드파크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퍼레이드 중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현장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처음엔 불꽃놀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우리 뒤에서 모든 사람들이 달리기 시작했다"며 "뒤를 돌아봤을 때 약 6m 떨어진 곳에서 한 소녀가 총에 맞은 것을 봤다"고 상황을 전했다.
 
또 경찰이 안전한 장소를 옮겨줄 때까지 약 1시간 동안 쓰레기통 뒤에 몸을 숨겼는데 귀에 총을 맞아 얼굴에 피가 묻은 사람과 다리에 총을 맞은 또 다른 소녀를 봤다며 "그것은 마치 전쟁터 같았다. 정말 역겨웠다"고 호소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질 (바이든 여사)와 나는 독립기념일에 미국 사회에 또 다시 슬픔을 안긴 무의미한 총기 폭력에 충격을 받았다"며 용의자 수색을 위한 연방정부의 지원을 지시했다.
 
총기폭력기록보관소(Gun Violence Archive)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올해 일어난 308번째 총격 사건으로 보인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까지 4일 하루 동안 발생한 3건을 포함해 7월 1~4일 나흘 간 11건의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5월 뉴욕주 버팔로 한 슈퍼마켓 총격 사건으로 10명이, 텍사스주 우밸디 한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으로 21명이 사망하는 등 대형 총격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후 미 의회는 21세 미만 잠재 구매자에 대한 신원 조회 강화, 정신 건강 지원 확대, 불법 총기 밀매 단속 등을 골자로 하는 총기 규제 법안을 초당적으로 마련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이 법안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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