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가 5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개최된 필즈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있다. (사진=행사 중계 홈페이지 캡처)
[정재원 기자]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 겸 한국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올해 세계수학자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필즈상(Fields Medal)을 수상했다. 
 
필즈상은 세계수학자대회(ICM)에서 4년마다 수학계에 중요한 공헌을 한 40세 미만의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필즈상은 수학자가 받을 수 있는 가장 영예로운 수학분야 최고 권위 상으로, 수학계 노벨상으로 알려져 있다. 
 
노벨상은 매년 시상하며 공동 수상이 많은 반면, 필즈상은 4년마다 최대 4명까지만 시상하고 공동 수상이 불가해 노벨상보다 수상하기가 더 어려운 상이다. 
 
필즈상은 1924년 제7차 토론토수학자대회에서 캐나다 수학자 존 찰스 필즈 토론토대 수학과 교수가 처음으로 제안하면서 제정됐다. 그가 유산을 기금으로 내놓은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상금은 1만5,000 캐나다 달러(약 1,500만 원)이다. 
 
필즈상 이름으로 수상자가 발표된 것은 1936년부터다. 첫 수상자는 핀란드의 라르스 발레리안 알포르스다. 
 
40세 이하 수학자에게만 수상하는 것이 필즈의 의도는 아니지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장려한다는 취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정확하게는 상을 주는 해의 1월 1일을 기준으로 40세 미만이어야 자격이 된다. 
 
수학계 난제로 유명한 ‘페르마의 정리’를 증명한 영국 수학자 앤드루 와일스의 경우 41세에 논문을 완성해 필즈상 수상 기회를 놓쳤다. 
 
현재까지 필즈상을 받은 수학자는 64명이다. 올해는 허교수를 비롯해 마리나 비아조우스카(38)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 교수, 위고 뒤미닐코팽(37) 프랑스 고등과학원 교수, 제임스 메이나드(35)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가 받았다. 
 
앞서 필즈상을 배출한 국가는 미국, 프랑스가 가장 많고 영국과 러시아가 뒤를 잇는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홍콩, 베트남 등에서 수상자가 나왔다. 한국인으로는 허 교수가 처음이다. 
 
이번 수상과 관련해 금종해 대한수학회 회장(현 고등과학원 교수)은 "허준이 교수가 수학자 최고 영예인 필즈상을 수상한 것은 올해 2월 1일 국제수학연맹이 한국 수학의 국가등급을 최고등급인 5그룹으로 상향한 것에 이은 한국 수학의 쾌거"라며 "한국 기초과학이 필즈상을 수상했으니 머지않아 노벨상 수상도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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