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기능식품 발견된 유대균 오피스텔
검찰이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하면서 사법처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26일 유대균(44)씨를 상대로 이틀째 강도높은 조사를 이어갔다.

대균씨는 유 전 회장 계열사의 지주회사 격으로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을 지배하는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최대주주이자 다판다, 트라이곤코리아, 한국제약의 대주주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인천구치소에 수감된 대균씨를 불러 계열사 운영과정에서 저지른 각종 횡령, 배임 등 경영 비리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검찰은 대균씨가 상표권료 명목 등으로 계열사로부터 거액의 돈을 횡령하고 손실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대균씨는 송국빈(62·구속기소) 다판다 대표이사와 공모해 2002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매달 매출액의 0.75%씩 상표권 수수료로 18억8400만여원을 지급받았다.

대균씨는 ­또 2007년 12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자신이 대주주인 아이원아이홀딩스가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매달 700만원씩 5억3200만원을 지급받도록 해 다른 계열사에 손실을 끼쳤다.

대균씨는 형식상 상표권 사용계약 등을 체결해 페이퍼컴퍼니 'SLPLUS' 명의로 계열사 돈을 챙겼다.

검찰은 대균씨의 횡령·배임에 따른 범죄 액수를 56억원으로 집계했지만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대균씨가 유 전 회장의 혐의 중 횡령 218억원, 배임 1071억원, 탈세 101억원 등 총 1390억원대 범죄를 공모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검찰이 '공범'으로 처벌하는 방안도 검토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상표권료는 일가의 비자금 조성이나 국내외 부동산 매입 등의 자금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대균씨가 유 전 회장의 지시를 받아 경영 전반에 관여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캐고 있다.

대균씨의 경영 개입 여부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본류인 범죄사실과 직결된다"며 "수사 단계에서 말할 사안이 아니다. 나중에 기소할 때 설명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검찰은 대균씨의 도피·은닉을 도운 혐의로 체포된 박수경(34·여)씨와 하모(35·여)씨 대해서도 이틀째 강도높게 조사했다.

검찰은 박씨와 하씨를 상대로 대균씨의 도피를 도운 경위, 구체적인 도주 경로, 추가로 다른 공범이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캐물었다.

'신엄마' 신명희(64·구속기소)씨의 딸이자 태권도 유단자인 박씨는 지근거리에서 대균씨를 수행하며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대균씨의 수행원이자 측근의 여동생인 하모(35·여)씨는 자신이 사용하던 오피스텔을 비워주고 음식 등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대균씨는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 4월19일 인천공항에서 프랑스 출국시도가 무산되자 금수원으로 돌아와 아버지인 유 전 회장과 함께 도피 계획을 논의했다.

대균씨는 4월20일 박씨, 운전기사 고모씨와 함께 충북 음성, 진천 지역을 방문한 뒤 금수원으로 다시 돌아와 다음날인 21일 박씨와 오피스텔에 은신, 7월25일까지 3개월 이상 은둔생활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대균씨가 오피스텔에 은신하기 전 충북 지역을 방문한 사실을 관련 지역의 폐쇄회로(CC)TV에서 확인했다. 운전면허증이 없는 대균씨는 도피생활 중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몸무게가 20㎏ 정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균씨와 박씨 등에 대한 조사결과를 검토하는 대로 27일 중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대균씨의 구속영장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이 적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씨 등이 형법상 범인도피 혐의로 처벌받는 것과는 달리 대균씨는 체포나 구금상태에서 달아나지 않았기 때문에 도주죄로 처벌할 수 없다.

검찰 관계자는 "세 사람 모두 진술태도가 상당히 협조적이지만 오늘은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힘들 것 같다"며 "대균씨는 세월호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보고 예전에 아버지가 고초당했던 사건(오대양 집단자살)을 상기해서 도피했다"고 말했다.

앞서 대균씨와 박씨는 지난 25일 오후 7시께 경기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G오피스텔에서 경찰에 체포됐으며 인천지검으로 압송된 뒤 심야 조사를 받고 인천구치소에 수감됐다.

한편 인천경찰청은 이날 오후 대균씨가 은신했던 오피스텔에서 도피생활 중 썼던 물품 등에 대해 현장감식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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