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은퇴 선언.."정치는 들고 날 때가 정확해야"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낙선한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상임고문이 31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거취를 밝혔다.

손 고문은 이날 오후 4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경기 수원병 보궐선거 패배에 관한 입장을 표명했다.

손 고문은 기자회견에 앞서 주위에 "자유인으로 살겠다"며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이에 측근들은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들의 만류에도 손 고문은 기자회견 실시를 당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손학규 정계은퇴 기자회견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손학규입니다. 저는 오늘 정치를 떠난다. 손학규가 정치를 그만두는 것이 무슨 대단한 일이겠습니까만 그동안 저와 함께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한 동지들, 어려운 상황마다 도움을 주셨던 지지자 여러분, 그리고 분에 넘치는 사랑을 주셨던 국민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고 떠나는 것이 도리라 생각해서 이 자리에 섰다.

정치인은 선거로 말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오랜 신념이다. 저는 이번 730 재보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자 한다. 저 자신의 정치력 역할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은 민주당을 비롯한 한국정치의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여망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1993년 정치에 입문한 이래 분에 넘치는 국민의 사랑과 기대를 받았다.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하여 시베리아 땅으로 나선 이래 민주당과 함께 한 저의 정치역정은 순탄치는 않았지만 보람 있는 여정이었다. 민주당에 대한 새정치국민회의에 대한 저의 사랑을 다시 한 번 고백한다.

정치인은 들고 날 때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평소 생각이다.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 또한 저의 생활철학이다. 지금은 제가 물러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했다. 책임정치의 자세에서 그렇고 민주당과 한국정치의 변화와 혁신이라는 차원에서 그렇다.

국민여러분께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드린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스럽다. 떳떳하게 일하고 당당하게 누리는 세상, 모두 함께 일하고 일한만큼 모두가 소외받지 않고 나누는 세상, 그런 대한민국을 만들려 했던 제 꿈을 이제 접는다. 능력도 안 되면서 짊어지고 가려 했던 모든 짐들을 이제 내려놓는다. 그동안 정치생활을 통해 얻었던 보람은 고이 간직하고 아쉬움은 뒤로 하고 떠나려 한다.

오늘 이 시간부터 시민의 한사람으로 돌아가 성실하게 살아가겠다. 저녁이 있는 삶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고 또 노력하는 국민의 한사람이 되겠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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