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결국은 엔진싸움"

최근 수년간 쾌속행진을 펼쳐오던 현대차는 올해 유럽차의 파상공세와 엔저를 기반으로 한 일본차의 반격에 주춤하는 모습이다.

그 어느 때보다 거센 '도전'에 대해 현대차가 선택한 것은 '품질경영'을 통한 정면승부. 현대차는 지난해 유독 국내외에서 품질 시비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현대차는 과연 어떤 해법을 제시할 것인가.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지난해 연말 임원 인사를 통해 품질 경쟁력의 최선봉장으로 김해진(55·사진) 현대차 파워트레인 사장을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으로 낙점했다.

김 사장은 용산고와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 연구개발본부에서 승용디젤엔진개발실장, 개발품질담당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그는 자동차 엔진 개발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국산차 시대'를 연 장본인으로 평가 받는다.

현대차의 국산엔진 1호 '알파엔진'이 불과 20여 년 전인 1991년에 탄생했다. '한국형 엔진'의 효시다. 김 사장은 당시 엔진설계 부문 차장으로 근무하며 '한국형 엔진' 개발을 위한 연구에 몰두했었다.

김 사장의 지론은 "자동차 경쟁은 엔진싸움"이라는 것. 고회전·고출력 엔진이 뿜어내는 굉음에 소비자들은 열광하고, 또 넘치는 힘에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운다. 엔진 시장은 세계 온갖 글로벌 메이커가 '소리없는 전쟁'을 치르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각국 정부 규제까지 더해져 고연비·저배기량 엔진 등 환경보호 기술까지 접목되며 기술 경쟁은 접입가경이다. 또 머지 않아 무인 자동차가 상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며 첨단 IT 기술 경쟁까지 가세했다. 앞으로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대차도 내년 R&D 분야의 중요한 전기를 맞는다. 내년 경기 화성에 있는 '남양연구소'는 3000억원 규모의 시설 확충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R&D 활동에 나선다. 새로운 R&D 사령관으로 등극한 김 사장의 행보가 주목 받는 이유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룹의 지속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인은 품질 향상이라는 판단"이라며 "김 사장에 대한 보직인사도 연구개발 부문 책임경영을 한층 강화해 품질경영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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